"결국 서민만 울렸다"…아파트 전세값 16% 급등

◆ 임대차법 6개월 ◆
지난해 7월 말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된 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반년 만에 1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전세매물이 급격히 줄었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전세가격이 껑충 뛰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격을 밀어올린 데다 전세난에 지친 사람들이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아파트값은 더 올랐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면서도 전셋값이 최대 2배 가까이 차이나는 '이중가격' 현상도 벌어졌다. 1일 매일경제가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 2억5554만원이던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1월 2억9528만원으로 16%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9922만원에서 5억8827만원으로 18% 뛰었다. 2019년 7월 대비 이듬해 1월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2% 오르고,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3% 올랐는데 임대차법 시행으로 지난해 전셋값이 급등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5단지' 전용면적 82.61㎡는 작년 7월 4억5000만원 안팎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그해 12월에는 7월 대비 전세가격이 48% 뛴 6억7000만원에 체결됐다. 작년 10월에는 동일한 면적의 이 아파트 전세계약이 7억5000만원에 성사됐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경남 창원 의창구 용호동의 '용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 84㎡는 작년 7월 4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그해 12월에는 7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해당 기간 전세가 상승률은 60%로 서울 잠실주공5단지보다 높았다.
전세가가 아파트 매매가를 밀어올리면서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7월 4억1014만원에서 지난달 4억5961만원으로 12% 올랐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9억5033만원에서 10억6108만원으로 12% 상승했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KB부동산 전국 아파트전세가격 종합지수는 작년 7월 100.8에서 지난달 107.7로, 같은 기간 서울은 102.4에서 114.1로 올랐다. 역대 최고치다.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