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발생한 경기도 구리시의 대규모 씽크홀(땅꺼짐)의 원인은 사고현장 지하에서 진행중이던 '터널굴착 작업'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구리시 지반침하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구리시 지반침하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구리시 지반침하는 지난 8월26일 구리시 교문동 인근 도로에서 직경 16m, 깊이 21m의 규모의 씽크홀이 발생한 사고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씽크홀 규모가 워낙 커 주민들의 불안이 컸다.
위원회는 터널·토질·수리·법률 등 분야별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으며 공정한 활동을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었다. 또 조사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당초 조사기간 2개월을 4개월로 연장하여 지반조사, 매설관로 CCTV조사, 터널의 안정성 해석 등을 수행했고 11차례 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에서 위원회는 "현장조사와 관계자 청문을 통해 사고 당시 대형 땅꺼짐이 발생했고 상수도관이 파열돼 다량의 물이 흘러나왔던 점을 고려해 노후 상수도관의 영향과 사고지점 하부 별내선 복선전철 터널공사의 영향 등 2가지 측면에서 사고원인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먼저 상수도관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땅꺼짐이 발생하고 5분 정도 경과한 뒤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물이 흘러나온 것으로 확인돼 상수도관 파손은 땅꺼짐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고 인근 별내선 터널공사의 영향을 검토한 결과 시공사가 취약지반 확인 등 시공상 위험성을 에측할 수 있었음에도 지반보강 대책 등의 적절한 조치를 실시하지 않는 등 시공관리가 일부 미흡하여 땅꺼짐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했다"고 결론 지었다.
구체적으로 시공사는 사고당일 사고위치 후방 12m 지점을 굴착할 때 평소보다 과도한 유출수가 터널 내부로 흘러들어오는 등 땅꺼짐 전조현상이 있었음에도 간략한 조치만을 취하고 계속 굴착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원회는 이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재발방지방안도 제시했다. 먼저 현재 터널공사 설계단계에서 100~200m 간격으로 시행하는 시추조사 간격을 취약구간에 대해선 50m당 최소 1개소 이상으로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두번째로 경쟁사가 조사한 지질자료를 포함해 취득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확인해 이같은 내용을 설계에 반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세번째로 굴착면의 지반상태를 최종 확인하고 보강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전문기술자는 현장에 상시 배치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또 취약구간에서는 외부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필요한 안전대책을 마련한 다음 발주처에 보고하도록 하고 자동계측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이상주 기술안전정책관은 "위원회가 제안한 재발방지방안을 현장에 적극 반영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지하공간을 조성하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며 "시공관리 소홀로 지반침하 사고를 유발한 시공·감리업체에대해서는 관련규정에 따라 행정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결과와 재발
또 현재 운영 중인 전국 5개 권역별 건설안전협의회와 건설현장 안전교육을 통해 사고사례를 전파하고 일선 현장의 안전의식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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