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가 서울시의 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9억원 이하 주택 재산세' 감면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 감면을 반대하고 있는 서울시와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2일 서울 서초구 관계자는 "서울시의 재의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재산세 감면 조례를 공포하기로 했다"면서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난 8월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로 재산세를 50% 범위 안에서 감경할 수 있다"면서 "서초구 내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한해 재산세를 절반으로 줄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구청장은 "서초구내 재산세를 내는 가구수가 13만 7000가구였고 공시지가 9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내는 가구는 7만 가구 정도 된다"면서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에 한해 감면할 경우 한 가구당 평균 20만 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서초구 의회는 지난달 25일 1가구 1주택자 중 공시가격 9억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자치구 몫 재산세의 절반을 감면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7일 이에 반대하며 서초구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이후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도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법률에 위반되고 25개 자치구에 형평성 문제가 있어 재의를 요구했다"며 "법률을 위반하면서 특정 구민을 위한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 권한대행은 또 "서초구가 계속 주장한다면 대법원 제소, 집행정지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정협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자 22일 재산세 감면 조례 공포 강행 입장을 공식 천명하기로 한 것이다.
서초구가 서울시의 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곧바로 공포에 나선 것은 서초구의회 의석분포와 관련이 있다. 현재 서초구의원 15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7명, 국민의힘 소속 7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례 재의안이 통과되려면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의석구도로는 가능하지 않다. 이에 조 구청장이 재의 없이 공포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대법원 제소 방침과 집행정지 신청 방침을 재확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서 "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대법원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혓다.
만약 서울시가 낸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지 않더라도 서초구가 즉각 9억원 이하 1주
[박승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