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르면 2022년 삼성동 서울의료원부터 적용되는 지분적립형 분양의 전매제한 기간을 두고 서울시와 국토부가 아직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분적립형 분양이 적용되는 공공분양은 국공유지에 주택을 분양하는 것으로, 서울 내 분양이면 최소 3억~5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8·4 대책 당시 분양가의 20~25%를 처음에 내면 나머지 지분(75~80%)은 최장 20~30년에 걸쳐 나눠서 내도록 하는 지분적립형 분양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목돈이 부족한 30·40세대 분양을 돕는 동시에 취득한 지분만큼만 시세차익을 보게 하겠다는 뜻이다.
국토부와 서울시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은 전매제한 기간이다. 서울시는 지분적립형 분양의 경우 5년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고 10년까지 전매제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행 주택법을 봐도 10년이 전매제한 최장 기간"이라며 "20년 동안 집을 못 팔게 하면 사실상 30대 후반에 분양받으면 50대 후반까지 들고 있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국토부가 지분적립형 분양을 '장기임대' 일종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국토부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과 로또분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지분적립이 거의 마무리되는 20년간 전매제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절충안으로 강남권과 마포 용산 성동 등으로 대변되는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전매제한을 10년보다 더 늘리는 안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토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여전히 협의 중이며 결정된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입주자 선정 방식은 다소 바뀔 전망이다. 서울시는 당초 지분적립형 분양으로 2028년까지 약 1만7000가구를 모집하겠다며 소득·자산 기준만 맞추면 '100% 추첨제'를 통해 입주자를 뽑겠다
하지만 수십 년간 공공분양을 위해 청약통장을 납부한 50대 이상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부 물량에 대해 당첨이 예측 가능한 '가점제'를 도입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분적립형 첫 분양으로 유력한 삼성동 서울의료원은 일부 물량을 청약 납입금액, 자녀 수 등을 근거로 분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