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시에 따르면 경복궁 옆 송현동 용지(3만6642㎡) 매각에 대해 한진그룹은 공식적으로 서울시에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몇 차례 송현동 용지 매각 측과 접촉했으나 공식적으로 의사를 전달받은 건 없다"고 전했다. 앞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019년 2월 향후 5개년 중장기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하면서 "경복궁 옆 송현동 용지를 연내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용지는 대한항공이 특급관광호텔을 지으려 했던 땅이다. 하지만 학교 주변에 호텔을 지을 수 없도록 한 학교보건법에 부딪혀 무산됐다.
상황이 이렇자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인수 이후 개발이 중단된 '송현동 호텔 용지' 정리를 요구했고 한진그룹이 화답해 지난해 2월 매각안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4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부터 시작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갈등 등이 불거지면서 송현동 용지 매각건은 밀려났다.
변수는 지역구 의원이던 정세균 총리 후보자다. 경복궁 옆 대한항공 용지의 활용 방안을 놓고 종로구청은 올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민 중 87.5%가 숲·문화공원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 정 후보자도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해 10월 종로구청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경제부총리에게 일단 매입하고 순차적으로 분할 상환하는 것도 방법이 아니냐고 얘기했지만 아직까지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매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종로구에 내년 총선 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등 '잠룡'들의 출마설이 돌면서 송현동 용지 개발에 대한 관심도 덩달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