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박 시장은 신년사를 통해 "서울부터 '부동산 국민공유제'를 실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7일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부동산 공유제 구상을 밝힌 지 열흘 만에 공식화한 것이다. 박 시장은 구체적 방안으로 가칭 '부동산 공유기금' 조성을 제시했다. 시 차원에서 기금을 만들어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서울시는 환수한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 이익으로 기금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액, 개발부담금, 기부채납 등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박 시장은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기 위해 '부동산가격공시지원센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앞서 지난 18일 "종합부동산세율을 현행 대비 3배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 공유기금 재원이 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액은 환수액 중 약 20%만 서울시에 귀속된다. 50%는 국가(중앙정부), 30%는 나머지 서울 내 자치구에 귀속된다. 서울시 몫이 크지 않다는 말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서울시가 재건축을 막고 있어 역시 수입이 거의 없다. 또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 등 권한은 모두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다. 결국 권한도 책임도 없는 서울시장이 자기 일이 아닌 정책에 엉뚱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장으로서 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 활성화 등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은데 맡은 일은 하나도 안 하면서 청와대나 중앙정부에 훈수만 두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여권 내 다른 잠룡들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박 시장이 초조감 때문에 무리수를 두고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