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부동산 시장은 경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였습니다.
부동산 가격의 급락과 미분양 속출, 또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로 올 한해를 요약할 수 있는데요.
한성원 기자가 2008년 부동산 시장을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집값,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올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집값 급락입니다.
급매물도 모자라 급급매물과 초급매물까지 신조어도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이른바 버블세븐으로 불리는 지역의 하락폭이 컸습니다.
올해 강남 3구의 3.3㎡당 월간 매매가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3월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고점 대비 1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 김은경 / 스피드뱅크 팀장
- "2008년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급격한 경기 침체가 직접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급매물의 경우 고점이었던 지난 2006년보다 무려 30~4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면서 '집값 반 토막'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분양, '쌓이고 또 쌓이고…
전국의 미분양 가구 수는 10월 말 현재 공식 집계로만 15만 5천여 가구에 달합니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에서는 오히려 늘어나면서 2만 5천여 가구나 됩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3만 9천 가구에 이릅니다.
신청자가 한 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 아파트도 100곳을 넘어섰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인천에서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나왔고 서울에서도 3곳이나 됐습니다.
규제완화, '쏟아지고 또 쏟아지고…'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자 정부는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냈습니다.
지난 3월 '장기보유 1주택자 특별공제'를 시작으로 11월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수도권 투기지역 전면 해제' 등을 골자로 한 대책까지 모두 11차례의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규제완화 조치는 부동산시장의 거래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인터뷰 : 김규정 / 부동산114 차장
- "경기 회복이라는 관건이 있긴 하지만 본격 시행되는 규제완화책이 많은 만큼 좀 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불황 속 소형 아파트 강세
전반적인 침체 속에 유독 소형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졌습니다.
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도권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1순위에 마감된 가구 중 85㎡ 이하 아파트 비율이 78%에 달해 2005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일단 수요층이 탄탄하고 분양가가 6억 원을 초과하지 않다 보니 대출을 통한 자금 마련도 쉬웠기 때문입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추락'이었다고 할 만큼 바닥을 몰랐던 2008년. 해가 바뀌면서 부동산 시장의 명암도 바뀔지 관심입니다.
mbn뉴스 한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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