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분양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반포우성 재건축)은 청약 당첨자가 전용면적 84㎡A형 기준 모든 유상옵션을 선택(풀옵션)하면 740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는 2016년 분양한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동일 면적 풀옵션 적용 가격(2299만원)의 3배가 넘는 비용이다. 분양가 대비 풀옵션 비용의 비율 역시 1.6%에서 5%로 3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날 분양한 대치동 '르엘 대치'(대치2지구 재건축)도 59㎡형 기준 풀옵션 가격이 6000만원을 넘겼다.
유상옵션은 기본적으로 건설사가 원가(옵션 설치비)를 제외한 이윤을 가져가는 구조다. 다만 시공사가 아닌 조합이 발주한 업체에 별도 시공을 맡기는 경우 마진을 조합이 가져갈 수 있다. HUG에 따르면 현재 유상옵션 적용 항목과 비용 등에 대한 규제나 가이드라인은 별도로 없다.
이 같은 현상은 분양가상한제가 예고되고 HUG의 분양가 규제가 강화된 올여름부터 본격화했다. 8월 분양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84㎡B형 풀옵션 비용이 7020만원에 달했다. 9월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나 10월 분양한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도 동일 평형 풀옵션 가격이 5000만원을 넘겼다.
유상옵션 품목은 과거에 무상 제공되던 드레스룸, 빌트인 가구 등에 더해 마감재 업그레이드나 가변형 벽체 등으로 갈수록 다양화·고급화하는 추세다. 내년 4월부터 상한제가 본격 적용되면 이 같은 '옵션 장사'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같은 단지라도 옵션 선택 여부에 따라 주택 품질이 양극화할 전망이다.
건설사들은 유상옵션이 일종의 '공동구매' 성격을 가져 일반분양자들에게도 이득이란 입장이다. 예를 들어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의 유상옵션인 '빌트인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옵션 확대는 일반분양가를 너무 강하게 규제하다 보니 조합과 건설사가 생각해낸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간섭이 불러온 기형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정지성 기자 /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