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서울 창신동 일대 한 골목. 좁디좁고 가파른 길에 차들이 덩그러니 주차돼 있고, 뒤로는 전신줄이 엉켜 있다. [나현준 기자] |
총 2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한 전국 1호 도시재생사업지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지역. 서울시가 30일 "지난 5년간 철거보다는 재생을 통해 창신·숭인지역을 탈바꿈했다"고 자평했지만 실제 주민들 반응은 달랐다. 가파르고 좁디좁은 도로, 손님이 없어 문을 닫은 가게들, 얽히고설켜 미관을 해치는 전선들이 낙후한 주거환경을 보여줬다. 재생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러일으켜 떠나고 싶은 마을을 살고 싶은 마을로 바꾸겠다던 정부의 계획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실제로 창신·숭인지역 인구는 감소 추세다.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된 2014년 2분기에 3만4294명이었던 창신·숭인지역(창신1·2·3동 및 숭인1동 기준)의 인구는 올해 3분기 2만9858명으로 감소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같은 기간 4525명에서 5281명으로 늘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백남준기념관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기념관 인근 도로에만 페인트칠을 해서 예쁘게 바꿨는데 정작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지저분하고 전혀 정리정돈이 돼 있지 않다"며 "보이는 것만 바꾸는데 누가 살고 싶겠느냐"고 비판했다.
서울시 역시 창신·숭인지역에 지난 5년간 각종 소통공간과 기념관, 박물관을 만들었지만 별 변화는 없었다고 인정한다. 이음피움 봉제역사관과 같이 인근 봉제산업의 역사를 기록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뉴타운·재개발처럼 주민들의 거주환경이 개선되는 성과는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시는 다음달부터 운영되는 '채석장 전망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채석장 전망대는 채석장 절개지 상부, 접근이 어려웠던 낙산배수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 전망대에선 한양도성부터 멀리 고층 건물 스카이라인까지 서울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실제로 전망대에 올라보니 동대문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시는 2025년까지 총 944억원을 들여 창신·숭인 채석장 일대 명소화 사업을 진행한다. 이미 지방행정연구원을 통해 투자 심사를 완료했고, 내년에 설계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도로 확장 등 기본 인프라스트럭처 개선을 도외시한 채 시 예산을 무려 1000억원 가까이 투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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