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규제 역풍 ◆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단지 전용면적 59㎡(24평형)가 지난달 14일 23억9800만원에 매매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9992만원으로, 사실상 1억원인 셈이다. [이승환 기자] |
국내 아파트 최고가다. 강남 대장주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해 가격 폭등기였던 8월 중순 59㎡가 3.3㎡당 1억원을 돌파한 2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는 루머가 났었다. 국토교통부까지 나서서 소문을 직접 조사한 끝에 허위 정보인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으로 불붙고 있던 강남 집값에 부채질을 했다.
그런데 '딱' 1년 만에 이번에는 진짜 3.3㎡당 1억원을 찍었다. 배경에 대해 시장과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 인하와 여전히 흘러넘치는 시중 유동성 등 영향도 있지만 민간상한제가 '증폭제'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고 입 모은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월 말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집값보다 분양가가 더 크게 올랐다"며 '제도 도입'을 처음 언급했고 7월 9일 국회에서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한 달 뒤인 8월 12일 국토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 시기를 전후해 강남을 비롯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오름폭이 더 가팔라졌다.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7월 18일 59㎡가 22억1000만원(12층)에 실거래되며, 3.3㎡당 9203만원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본격화했고 정부 공식 발표 이틀 후인 8월 14일 같은 평형이 3.3㎡당 9992만원으로 사실상 1억원을 찍었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거의 없어 거래 때마다 가격 흐름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며 "7~8월에 정부의 민간상한제 발표를 전후해 매물이 '쏙' 들어가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에 불을 붙인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규제가 시장을 전혀 이기지 못하고 내성과 역효과만 내고 있는 것은 올해 들어 거래 추이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2016∼2019년(8월 27일까지) 연도·지역별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계약일 기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2만6121가구 아파트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이 가운데 실거래가가 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인 아파트는 20.0%(5230가구), 20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4.2%(1106가구)를 차지했다. 이런 고가 아파트 비중은 지난해 14%(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 11.8%·20억원 이상 2.2%)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각종 집값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집값이 최근 이상과열하는 현상에는 금리 인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가 7월에 이뤄졌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기준치인 100을 넘긴 시점도 7월(106)부터다. 시기적으로 서울 아파트값도 7월 첫째 주 이후 13주 연속 상승 중이다.
그러나 새 아파트값 강세와 더불어 최근 오름폭은 민간상한제 영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저금리 영향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번 강남 집값 강세의 출발점은 신축아파트 중심이었다"며 "거래량 자체로 볼 때 작년과 예년 수준에 한참 모자라는데 가격이 작년만큼 강세인 것은 결국 새롭게 추가된 규제로 인해 새집의 '희소성'이 부각된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도 "분양가를 통제해 기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근거는 확실치 않은 반면, 직접적으로 재건축 수익성 타격에 의해 재건축이 위축되는 효과는 너무나 확연하다"고 말했다.
물론 여당과 정부 해석은 시장과 다르다. 안 의원은 "지방 자산가들까지 서울 고가 아파트에 몰려 전체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만큼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남은 임기에 민간택지 분
[이지용 기자 / 박인혜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