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서울의 주택가격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말은 곧 초기투자비용이 너무 올라갔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투자 측면에서도 서울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투자처가 됐다는 것. 또 최근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하고 확대된 규정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켜 서울 집값이 중장기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
28일 매일경제가 주최하는 '매경 부동산 富테크쇼'에서 강연할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 때문에 현재는 '가성비 투자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예전엔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강남권 아파트 투자가 실패없는 선택으로 여겨져 '무조건 강남' 기조가 강했지만, 규제가 강화되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른 현재 상황에선 오히려 '가성비 투자'가 먹힌다는 얘기다.
가장 강력하게 규제가 들어간 주택부문에서 특히 가성비투자는 핵심 키워드다. '매경 부동산 富테크쇼'의 주택부문 연사로 나올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금은 우량주를 골라 사기보다는 흙속에 묻힌 진주와 같은 감춰진 보석을 발굴해 투자해야 할 때"라면서 "강남권과 마포·용산·성동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는 다소 낙후돼있지만,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곳을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남권과 소위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의 부동산이 '블루칩'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막대하다. 최근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워낙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데다가 지난 1년간의 하락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서 소위 '갭투자'도 어렵다. 고 원장은 "이미 너무 비싼 강남보다는 덜 비싼 비강남권을, 이미 비싼 아파트보다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현시점에서 투자할 만한 투자처"라면서 "특히 서울 내에서 본다면 교통 열세 지역에서 교통 우세 지역으로 바뀌는 금천구와 관악구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서울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 중 하나로 꼽힌다.군부대와 준공업 지역 등이 많았던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독산동을 중심으로 각종 호재가 많다. 고 원장은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작업, 신안산선 개통,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 선정, 금천구청역 복합개발, 공군부대 용지 이전 개발 등 금천구에는 다양한 개발 호재가 있다"면서 "낙후된 지역에 호재가 많다는 것은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관악구의 경우 획기적인 교통환경 개선이 예정된 것이 주목할만하다. 신림선과 서부선, 난곡선 등 경전철 3개 노선이 들어오는 것이 가장 큰 호재다. 관악의 랜드마크인 서울대와 관악산을 중심으로 원형 도시철도망이 구축된 셈이다.
그동안 정석처럼 여겨졌던 '빌딩투자는 강남' 공식도 깨볼 필요가 있다. 강남 빌딩의 경우 매입하면 손해 볼 리스크는 줄일 수 있지만 투자비용이 크고, 최근 경기불황으로 공실률이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빌딩 매입시 대출 규제인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제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경 부동산 富테크쇼'에서 상업용부동산 부문 강사로 나서는 신기동 리얼티코리아 이사는 "한동안 시중의 유동성이 꼬마빌딩으로 몰리면서 이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면서 "빌딩투자 입문자들은 그래도 강남을 보지만, 이보다는 서울 도심지나 지역 교통거점 등을 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신 이사가 특히 관심을 갖고 봐야할 지역으로 꼽은 곳은 최근 '힙지로'라는 애칭까지 붙여진 을지로 일대와 익선동 등이다. 이들 지역은 전반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가장 장사가 잘돼 공실률이 없다시피 한 곳들이다. 꼬마빌딩 투자는 통상 시세차익을 노리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기간 동안 공실없이 안정적으로 임대료가 들어와야 버틸 수 있고, 시세차익도 먹을 수 있다. 최근 강남역 등 일대에 공실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 지역은 상권이 활성화돼 안정적이면서도, 가격은 강남권보다 싼 경향이 있다. 이 밖에도 연신내, 사당 방배 등도 눈여겨봐야할 '가성비 투자처'다.
해외부동산에서도 가성비 투자 전략은 유효하다. 통상 해외부동산 시장의 경우 자산가들이나 들어가는 시장으로 여겨져왔지만, 최근 동남아 시장이 뜨면서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해외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투자 규모가 5억원 이하라면 '가성비투자'로 베트남 등 동남아가 유리하다는 것이 '매경 부동산 富테크쇼' 해외부동산 투자전략 부문 강사인 문석헌 도우지엔 본부장의 이야기다. 투자 자본이 넉넉하다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안정적인 곳 투자가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국가 쪽도 괜찮다는 것. 다만 이들 국가의 경우 선진국 대비 규제도 많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지피지기'의 마음으로 철저히 본인이 스터디를 한 후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알아둬야 한다. 문 본부장은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어떻게 가성비 투자를 할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알고 가야할지를 집중 강의할 예정이다.
최근 각종 규제 속에서 투자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절세'다.정부가 세금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세제 자체가 너무 자주, 많이 바뀌고 이에 따라 세무사들조차도 양도세 등 상담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어떤 순서로, 언제, 어떻게 처분하는지, 혹은 어떻게 자녀에게 증여·상속하는지에 따라 수천만원 이상의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되면서 '稅테크'는 재테크의 빠질 수 없는 테마가 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세무사)은 부동산 관련 세금만 집중적으로 파온 부동산 세제 최고 전문가로 '매경 부동산 富테크쇼' 강사로 나선다. 그는 "취득시기와 양도시기 등 다양한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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