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예로부터 제천의식의 제물로 사용돼 희생을 의미하는 동시에 신통력이 있는 영물, 길상의 동물로 길조를 상징했다. 한꺼번에 많은 새끼를 낳는 습성 때문에 다산(다복)과 풍년(재물)을 대변하기도 한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해를 맞아 전국의 돼지 관련 지명 부동산에도 '볕' 들 날이 올까.
31일 국토지리정보원이 돼지해를 맞이해 전국 지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돼지와 관련된 지명은 총 112개로 이 중 전남이 27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 21개 △전북 16개 △경북 13개 △충남 9개 △충북 7개△ 제주·강원 각 5개 △대전 3개 △울산·경기 각 2개 △광주·대구 각 1개 순으로 집계됐다.
곡창지대가 풍부한 남쪽 지역으로 갈수록 돼지를 많이 길러 주변 지명에 돼지를 자주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돗오름(고도 283m)은 산의 모양이 돼지 모양이라 돗(도야지)오름이라 부른다. 한자어로는 저악(猪岳)이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신성한 제물로 돼지를 사용해 유래된 지명으로는 전북 김제시 '사직', 경북 울진군 '돗진', 충남 당진시 '이배산' 등이 대표적이다.
가락국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이 사라진 후 사람들을 괴롭히는 황금돼지로 변했고, 그후 괴이한 빛이 돼 이 섬으로 날아가 돼지가 누운 모습의 섬이 됐다는 '돝섬'(경남 창원)과 옛날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던 효자가 절벽에서 약초를 뜯던 중 산돼지 울음소리가 들려 올라가 보니, 효자의 몸에 매달았던 밧줄이 바위 모서리에 긁혀 끊어질 지경이 됐
반면 돼지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두려움과 근심의 대상이기도 했는데 경북 의성군 '도직골', 경북 문경시 '돌마래미', 강원 삼척시 '돗밭골' 등이 대표적이다.
[이지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