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용면적 151㎡가 35억5000만원에 실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매경DB] |
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4.78㎡는 지난달 8일 81억원에 거래됐다. 대한민국 최고 부자 아파트로 꼽히는 한남더힐이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실거래 가격이다. 성동구 성수동1가 소재 '트리마제' 전용 152㎡ 역시 10월 말 37억원에 팔려나가 직전 신고가 34억8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높게 거래됐다. 역시 입주 후 최고 가격이다.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있고 각종 금융상품 매력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갈 길 잃은 유동성은 각종 규제와 냉랭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결국 '실거주 가능 부동산'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북 부촌의 현상만은 아니다. 강남권에서도 비슷한 현상은 계속 나타나는 중이다. 서초구 반포동의 두 대장주로 불리는 '반포자이'와 '래미안 퍼스티지'는 대형을 중심으로 신고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는 11월 초 43억원에 팔렸다. 이 면적은 7월 41억5000만원에 팔린 것이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반포자이 전용 216㎡도 36억원에 거래돼 기존 신고가보다 3억3000만원 상승했다. 모두 9·13 대책 발표 후 신고가가 경신된 것이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 움직임은 다르다. 입주 3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단지들은 가격이 수억 원씩 빠져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9·13 대책 전 18억5000만원까지 갔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10월 17억5000만원으로 미끄러졌고, 전용 84㎡는 9월 20억50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빠진 18억8000만원에 10월 거래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통개발' 발언으로 급등했던 용산에서도 부자들이 실거주를 위주로 선택하는 고급 주상복합과 개발을 염두에 둔 투자 목적 아파트 사이의 간극이 크다. 서부이촌동 소재 '현대한강' 전용 59㎡는 8월 11억5000만원까지 올라갔으나, 10월 들어 10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곳은 대표적으로 재개발 이후를 보고 투자자들이 몰렸던 곳 중 하나다. 반면 입주 10년을 맞은 용산동5가 '파크타워' 전용 180㎡는 11월 중순 28억원에 거래돼 8월 27억원을 1억원 이상 상회한 가격으로 팔려나갔다. 다만 전체적으로 용산과 여의도 일대 거래량은 확 줄었다. 통상 8~9월 거래가 신고되는 10월 용산구 아파트 거래건수는 191건이었지만, 9·13 대책 이후 거래가 반영되는 11월에는 절반 수준인 93건밖에 신고되지 않았다. 영등포 역시 10월 신고 거래 290건이 11월 143건으로 반토막 났다.
다만 5억원 이하 소위 '소액' 매물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를 지칭하는 '노도강'이 하락장에서도 꿋꿋하게 가격방어를 하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현대그린 전용 84㎡는 11월 4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가장 높은 가격은 4억원이었다. 도봉구 '래미안도봉' 전용 59㎡ 역시 9·13 대책 전 3억8500만원에서 3500만원 오른 4억2000만원에 11월 거래된 것이 확인됐다. 인근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