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10월 들어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집주인들은 한 달 만에 1억원이 내려간 18억원에 집을 내놨지만 보러 오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는 "빨리 계약하면 500만원 정도 더 깎아준다는데도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9·13 대책 발표 후 한 달여 만에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은 '매수자 우위'로 전환했다. 부동산 '바이(BUY)' 광풍 속에서 매도자들이 앉은 자리에서 1000만원씩 가격을 더 올리고, 계약금의 2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주면서 '집값은 더 오를 테니 집 안 판다'고 콧대를 높였던 분위기가 몇 달 만에 꺾인 것이다. 강남에선 한 달 만에 1억원씩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좀처럼 매수자가 붙지 않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소재 '도곡렉슬' 전용 59㎡는 10월 들어 13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1층 매물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더라도 전달 14억9000만원 대비 1억2500만원이 하락한 것. 이 아파트의 소형 평형은 항상 인기가 좋았다. 우수 학군이 포진해 있고, 학원가와 가까운 데다가 환금성이 좋아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처럼 가격이 떨어졌을 때 실수요자는 싼값에 좋은 급매 물건을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올 정도다.
데이터로도 이러한 분위기는 감지된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중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9·13 대책 발표 후 뚝뚝 떨어지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로 산출되는데, 숫자가 클수록 매수자가 많은 것이고 숫자가 작을수록 팔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9월 첫째주와 둘째주 각각 171.6, 168.9로 매도자 우위였던 서울 부동산 시장은 9·13 대책
[박인혜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