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전국 아파트값이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나 홀로 상승세를 기록해 '똘똘한 한 채' 효과가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 아파트값은 전 분기 말 대비 0.3% 하락했다. 이는 2013년 1분기(-0.7%)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분기별 가격이 내려간 건 2년 만이다.
전국 아파트값 하락은 지방이 이끌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가격은 2분기 0.9%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 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4년 1분기 이래 가장 크다. 경남(-2.3%) 울산(-2.5%) 등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된 지역에서 하락이 두드러졌고, 충북 충남 경북도 1% 넘게 내렸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 2분기 0.8% 상승하면서 4년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값이 3.6% 뛴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다주택자 세금 중과 방침으로 인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 현상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강북 등 서울 내 다양한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 이상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주택시장이 과거 같은 활황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 매매가격은 내년에도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했다. 입주 물량이 장기 평균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1.1% 하락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1.5%)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서울 전세가격은 1.0% 내리며 6년 만에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2012년 2분기에는 -1.3%였다.
지방은 14년 만에 아파트 전세가격 약세가 가장 심했다. 전 분기 말 대비 하락률이 1.1%로 2004년 3분기와 같았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3.2%) 울산(-3.1%)은 3% 넘게 떨어졌고 경남이 -1.9%, 충남은 -1.8%였다. 입주 물량이
한국은행은 내년 전세 수요가 확대되며 가격이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위축되고 재건축 이주가 많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전세수급지수는 113으로 2004년(100) 이래 가장 낮았다. 수급지수가 낮을수록 주택 공급이 우위라는 뜻이다.
[윤원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