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남북정상의 만남을 중계한 방송을 시청하는 시민들. [사진 유용석 기자] |
29일 경기북부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에 이 지역의 각종 교통·철도 개발 계획이 담기고 종전선언 추진 내용이 포함되는 등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자, 땅 주인들이 돌연 계약을 보류하고 토지 매수 희망자들은 매물을 찾느라 중개업소에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28일에 계약하기로 했던 건들이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너무 좋은 바람에 다 보류되고 땅 주인들이 '그 가격에 안 판다', '땅을 더 보유하겠다'고 한다"며 "시간 약속을 해두고 부산과 용인 등지에서 오기로 했는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파주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통일로 인근에 붙어 있는 땅들, 문산에서 임진각까지 민통선 들어가기 직전의 땅들이 '금싸라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접경지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아온 문산의 부동산 중개업소 수십 곳에는 정상회담 당일부터 전화가 폭주했다.
문산읍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땅 주인들과 땅을 사려는 사람들의 전화가 한꺼번에 쏟아져 너무 바쁘다. 1시간 사이에 수십 통의 전화가 쏟아지고 전화 연결이 안 되니 사무실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아무 쓸모 없는 땅들까지도 다 팔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일대 3.3㎡당 15만원이던 땅값은 정상 회담 호재로 25만~30만원을 호가한다.
이처럼 남북 화해 무드와 개발 기대심리로 연초부터 주목을 받아온 경기도 파주의 민통선 내 토지와 문산읍을 비롯해 경의선과 통일로 등 남북한을 연결하는 육로 주변은 물론, 정상회담 직전까지 비교적 조용했던 연천 등지도 수혜지로 부상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0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는 연천군 청산면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파주가 제2 개성공단, 판문점 일대 개발, 철도·도로 등 구체화한 밑그림이 나오자 연천은 '간접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도로 건설이 파주에서 연천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연천도 분명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경기북부 접경지대 부동산 전망을 두고는 온도 차가 있었다.
파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당초 손님들이 계약을 진행하려던 땅은 그나마 시세보다 낮게 나와 있던 매물들이고 '저점 매물'이 정리되는 것 뿐이었다"
어차피 개발이 불가한 땅이어서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타고 이 일대 투자수요가 대거 몰릴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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