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권 4구 변동률 '마이너스'
↑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한 상가의 공인중개사무소에 `급급매`라고 쓰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후 일부 급매를 제외하곤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강남4구 아파트 가격은 7개월 만에 하락했다. [김호영 기자] |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이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됐다. 강남4구 주간 아파트시세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작년 9월 첫주 이후 30주 만이다. 양도세 중과 영향으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동시에 사라지면서 거래 자체가 '실종'된 영향이 크다. 각종 정부 규제에도 꿋꿋이 버티던 '강남불패 신화'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인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0.01% 하락하면서 강남 4구 전체적으로도 0.01%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하락 반전한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주 하락폭이 더 커져 0.02% 떨어졌고, 강동구는 보합세로, 송파구는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6% 상승했지만 상승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어 조만간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주 -0.06%로 하락 전환했던 성동구도 이번주 -0.07%로 낙폭을 키우면서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강남4구와 성동구가 동반 하락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동작구는 이번주 0.26% 오르면서 '갭 메우기'에 들어갔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으로 매수 문의가 급감하고, 매도자와 매수자가 모두 관망하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 거래는 4월 들어 확 줄었다. 4월 1~12일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집계된 강남구와 서초구의 이달 아파트 거래 건수는 각각 74건과 63건이다. 지난 3월 강남구 아파트 거래가 총 783건, 서초구가 560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강남 아파트 거래절벽이 현실화하면서 일부 영세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폐업 위기에 내몰리기 시작했다. 대치동 소재 A중개업소는 워낙 손님이 없어 최근 반나절만 영업을 하고 있다. A업소 대표는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는 단속이 강화되고 매매가가 치솟아 손님이 줄었는데, 4월 양도세 중과 이후엔 매도자든, 매수자든 문의 자체가 없다"면서 "단속이나 한다고 하고 일감도 없으니 그냥 나왔다가 휴대폰 번호를 업소에 붙여놓고 퇴근한다"고 말했다. 반포동에 있는 B공인중개사 역시 올해 초부터 대면보다는 전화 영업에만 매달리고 있다. B공인중개사는 "1월에는 장기 보유자 매물이, 3월엔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이 몇 건 거래됐지만 이제는 아예 씨가 말라서 어떻게 먹고살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재건축 때문에 올랐던 강남 아파트값이 이제는 재건축 때문에 떨어지고 있다"며 "사실상 재건축에 대한 '기대이익'이 사라지다시피 한 상황에서 강남 아파트값이 당분간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로또아파트' 청약 열풍도 강남 집값 하락과 거래절벽에 중요한 요인이다. 최근 '붐비는 견본주택'과 '썰렁한 부동산 중개소'라는 말이 유행한다.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지만 새 주택 빼고 기존 주택은 쳐다보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분양이 끝나면 분양권이 거래되면서 주변 집값을 끌어올렸지만 현재는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권 거래가 입주 때까지 아예 되지 않아 가격 견인 효과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매수심리가 냉각되는 분위기는 최근 경매시장에서도 읽힌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경매 낙찰률이 35.8%를 기록해 2014년 12월 이후 최저
[박인혜 기자 /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