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랜드마크 아파트 자리를 놓고 조합들 간의 자존심 경쟁이 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분담금·분양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불러 사업 조건과 설계를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공사 측은 지난달 27일 1차 사업설명회를 열고 설계 변경과 사업 조건 개선을 약속했다. 더 구체적인 사업 제안 내용은 다음달 7일 2차 사업설명회에서 공개한다.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일단 사업 조건에서 △사업비 무이자 지원 △조합원 환급금 조기 지급 △조합원 분담금에 대해 계약금과 중도금 없이 입주 시 납부 등을 제시했다.
상품 특화안에서는 △해외 설계사 SMDP와 협업을 통한 디자인 특화 △에버랜드가 참여하는 조경 △커뮤니티 식음서비스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모든 가구 100% 남향 배치 △전용 59㎡ 이상 평형 4베이 적용 △우수 디자인 적용을 통한 발코니 최대 확보 등을 제안했다.
잠실 진주아파트가 시공사에 사업 조건 등을 바꿔 달라고 요구한 이유는 주변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과 관련이 깊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시공권을 따내면서 조합이 제시한 금액으로 최저 분양가를 보장하는 한편, 미분양 시 일반분양가 100% 기준으로 대물 인수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또 일반분양 '골든타임제'를 적용해 필요한 경우 후분양제까지 도입하는 방안을 열어놨다. 만일 분양 시기가 미뤄지면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롯데건설이 부담하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진주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사업 조건을 향상시키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공사들이 가져오는 사업계획의 최소 기준점을 미성·크로바아파트 조건과 맞추자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사업계획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개포주공4단지도 시공사인 GS건설에 요청해 최신 트렌드를 적용한 사업 조건 제안을 받았다. 건설사가 보낸 '10대 특화계획'에 따르면 △해외 설계사 SMDP와 협업을 통한 디자인 특화 △해외 설계사 SWA와 협업을 통한 조경 특화 △카카오와 협업해 인공지능 기술 도입 △조식 제공 등 컨시어지 서비스 △일반분양 수익 극대화 등이 제시됐다. 이 역시 GS건설이 지난달 시공권을 따낸 반포 한신4지구에서 스카이 브리지, 인피니티 풀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하자 개포주공4단지 주민들이 사업 조건 향상을 요구한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권을 딴 현대건설은 지난 4월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수주에 성공한 개포주공1단지에서 '반포에는 해주는데, 개포에는 안 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민들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개포주공1단지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설계 변경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커뮤니티 시설을 보강하고 외관도 차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업 조건과 설계가 변경되면서 늘어날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줄다리기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은 기존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