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을 앞둔 지난달 말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조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일주일 동안 0.33% 올랐다. 이는 한국감정원이 2012년 5월 7일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주간 기준 최대치다. 지난달 말부터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 가능성이 언급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규제 전 집을 사두려는 사람들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1%를 기록했으며 수도권은 0.19%, 지방은 0.02%를 기록했다. 전국과 수도권 상승률은 각각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지방은 전주와 같은 수준이다. 서울, 수도권은 오르고 지방은 주춤한 양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6월 5일 0.28%을 기록한 이후 6·19 대책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선 후 지난달 초까지 약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24일 0.24%을 기록했고 급기야 최고점을 경신하기에 이르렀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였다. 강남4구 아파트값은 0.48% 오르며 전주(0.27%) 대비 상승폭이 두배 가까이 커졌다. 서초구는 0.24%로 비교적 상승폭이 작았지만 강남(0.42%), 송파(0.66%), 강동(0.58%) 등 3개 구는 일제히 급등했다. 강남4구 외에 동작(0.46%), 양천(0.38%), 강서(0.37%), 노원(0.35%), 성동(0.35%)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중 동작을 제외하고는 모두 8·2 대책에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시도별로는 서울 외에 세종(0.27%), 대구(0.14%), 경기(0.12%), 전남(0.12%), 인천(0.1%) 등이 올랐고 경남(-0.1%), 경북(-0.09%), 충남(-0.08%) 충북(-0.08%) 등은 하락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6·19 대책에 이은 추가대책 발표가 임박한데다 신규 입주 아파트 증가 및 금리인상 압력 등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에 높은 관심이 이어지면서 가격상승 기대감이 있는 지역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
상승세가 두드러진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은 차분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금 주간 상승률은 0.02%로 전주와 같았다. 수도권은 0.06%로 0.01%포인트 늘었고 서울은 0.08%로 전주와 동일했다. 지방은 0.02% 내렸다. 강남4구 전세금은 0.16% 오른 가운데, 둔촌주공 이주수요가 많은 강동구의 상승률이 0.45%로 두드러졌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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