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기 신도시 중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전경. [매경DB] |
2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는 지난 21일 연구원에서 개최한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 자문회의에서 최종 심의를 통과해 성남시 건축심의를 앞두게 됐다.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조합은 작년 말 성남시에 안전성 검토를 신청했고, 성남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했다.
안전성 검토는 기본 리모델링 설계안을 바탕으로 수직 증축에 따른 안전성을 따져보는 절차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건축심의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어 리모델링 절차에서 중요한 단계로 평가받는다.
구자선 한솔마을5단지 조합장은 "건설기술연구원의 안전성 검토를 통과했지만 건축심의를 위한 일부 보완사항이 있어 이를 이번주 중 반영해 연구원에서 검토한 후 최종 결과를 성남시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솔마을5단지 조합은 안전성 검토 이후 연내 건축심의를 통과하게 되면 내년 상반기에 사업승인계획을 신청해 하반기 주민 이주와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면 현재 1156가구인 한솔마을5단지는 1255가구로 커진다. 시공은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맡는다.
부동산업계는 한솔마을5단지가 1기 신도시 리모델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중에서 1990년대 초반 입주한 아파트는 모두 29만2000가구에 달한다. 이들 신도시 아파트는 앞으로 3~5년 정도 지나면 30년 연한을 채워 재건축 대상이 되지만 평균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이 200%를 넘어 재건축이 쉽지 않아 노후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우려됐다.
그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1기 신도시 등 중층 노후 단지는 내력벽 철거를 동반한 수직 증축 리모델링 없이는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은데, 국토교통부가 안전성을 이유로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 결정을 2019년까지 미뤘기 때문이다. 특히 10평형대 소형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추진할 방안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돼 1기 신도시 아파트 노후화 문제가 심각했다.
한솔마을5단지는 이런 상황에서 내력벽을 철거하지 않고 '복층형 리모델링'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았다. 3개 층을 수직 증축하는 기존 리모델링 평면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일부 가구를 복층으로 돌리는 설계안을 계획했다. 건물의 가장자리 가구는 수평으로 증축해 면적을 늘리고, 가운데 가구는 복층형 방식 리모델링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기존 1~3층에 수직으로 맞닿아 있는 3가구 중 1층과 3층 가구는 그대로 두고 2층 가구를 반씩 나눠 1층과 3층 가구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체 가구 수의 28%에 복층형 설계가 적용돼 리모델링 과정에서 줄어드는 가구 수는 건물 한 동을 새로 지어 보완한다. 구 조합장은 "내력벽 철거 시 일반분양이 106가구 나오지만 대안 방식은 99가구라 사업성에 큰 타격이 없다"며 "설계안을 좀 더 개선할 여지가 있어 일반분양 가구 수를 추가로 늘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내력벽 철거가 어려워진 가운데 새로 선보인 복층형 리모델링 설계가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아파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 등 일부 리모델링 추진 단지도 이 방식을 활용해 안전성 검토를 신청했다. 무지개마을4단지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한솔마을5단지가 분당신도시 리모델링 안정성 검토의 긍정적 선례를 만든 셈이라 이후 추진 단지들은 더 빠르게 안전성 검토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솔마을5단지가 리모델링의 큰 단계를 하나 넘어서면서 인근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6월 이후 분당 등 1기 신도시 집값은 상승세다. 특히 분당은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