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3일 내놓은 부동산대책에 포함된 조정대상지역에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이 과열됐다는 판단으로 지정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곳들은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부산 일부 지역 등으로 청약과 당첨에 제한을 뒀다.
이들지역은 입지여건이 좋고 생활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곳들이라 매매가 상승이 대책 발표 전보다는 줄었지만 상승세가 꾸준하다. 청약통장을 쓰는 데 제한이 있지만 신규 분양시장에서 청약성적도 좋은 편이고 단기간에 완판하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27일 부동산114자료 중 11.3 대책 발표 직전부터 현재(2016년 11월 2일~2017년 3월 24일)까지 전국 37곳의 조정대상지역 집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23곳의 집값이 전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0.48%)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25개구 중에서는 서대문구(1.28%), 강서구(1.35%), 종로구(1.58%) 등 16곳이, 경기도에서는 조정대상에 포함된 화성(0.75%), 고양시(0.68%) 등 2개 지역 집값이 전국 평균상승률을 상회했다. 부산에서도 해운대구(2.10%), 연제구(2.41%), 동래구(3.61%) 남구(2.31%), 수영구(3.10%) 등 조정대상지역 5곳 모두 전국 평균 상승률보다 높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11.3대책 전인 지난 10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봇들마을 1단지 풍성신미주(2009년 입주) 전용 83㎡는 6억9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번달에는 전보다 3200만원 오른 7억27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또한 같은 기간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 옥수 리버젠(2012년 입주) 전용 84㎡는 8억9000만원(7층)에서 9억5600만원(9층)으로 6600만원 오른 가격으로 거래됐다.
분양시장에서도 강화된 청약자격때문에 전보다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단기간 완판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염창'은 22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166건이 접수되면서 평균경쟁률 9.46대 1로 1순위 마감하며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또한 같은 달 서울 중구 신당 11구역에서 분양한 '신당 KCC 스위첸'도 평균 7.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닷새만에 전세대 계약을 마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생활인프라를 갖춰 실수요자들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선호도가 높았던 지역"이라며 "11.3 대책 이후 투자수요가 걷히면서 실수요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을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꾸준히 신규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도시개발구역 M4블럭에 짓는 주거복합아파트 '힐스테이트 킨텍스 레이크뷰'(전용면적 84~153㎡, 총 29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한류초가 단지 바로 맞은편에 있으며, 현대백화점, 이마트타운, 킨텍스 등 편의시설이 1㎞ 이내의 거리에 있다.
다음달 롯데건설은 서울 강동구 상일동 187번이 일대에 고덕주공7번지 재건축 단지인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전용 59~122㎡, 총 1859가구 중 일반 867가구)를 공급한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고덕역이 가깝고 천호동, 서울외곽순환도로 이용이 편리하다.
같은달 부산에서는 삼호가 수영구 민락동 113-8 일대에서 'e편한세상 민락'(전용 84~161㎡, 총 1050가구)을 선보인다. 단지 인근에 부산지하철 2호선, 수영2호교, 광안대교가 있다
5월에는 서울과 경기에서 물량이 나온다. 서울에서는 SK건설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5구역에 '보라매SK뷰'(전용 39~136㎡, 총 1546가구 중 일반 743가구)를, 경기에서는 호반건설이 성남시 고등동 고등지구 S2블록에서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전용 84㎡, 총 768가구)을 내놓는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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