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지구에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전·월세 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매매가격은 큰 움직임이 없을 정도로 투자수요는 여전한 모습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지역 오피스텔 입주물량(6193실)의 38.0%인 2355실이 서울 마곡동에 집중됐다. 강서구 전체로 넓혀보면 물량은 2719실(43.9%)까지 올라간다. 강서구 뒤를 이은 송파구(793실) 영등포구(760실) 마포구(611실) 입주물량과 비교하면 마곡에 입주물량이 몰렸음이 확연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6월 마곡동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3377실에 달한다. 서울 전체 지역 입주물량(7674실)의 44%에 이른다.
마곡지구 오피스텔 입주는 2015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4년 122실에 불과했던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2015년 3107실로 껑충 뛰더니 작년에 7238실까지 올라갔다. 특히 3분기와 4분기에만 5508실이 쏟아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마곡지구에 오피스텔 입주가 집중된다"며 "올 하반기로 넘어가야 '쏠림현상'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짧은 기간에 오피스텔이 늘어나면서 임대료는 낮아졌다. 마곡지구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23㎡(약 7평) 안팎의 원룸형 오피스텔 임대료는 작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50만~60만원에서 최근엔 월 40만원대(보증금은 같음)까지 떨어졌다. 오피스텔 분양 초기 개발업체들이 전망했던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70만~80만원보다 한참 낮다.
임대수익률이 떨어졌음에도 마곡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큰 움직임이 없다. 23㎡ 기준 시세는 대부분 1억4000만~1억7000만원으로 분양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층과 향이 좋은 물건엔 웃돈이 최대 1000만원까지 붙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대기업 연구센터가 들어오고, 마곡나루역에 급행 공항철도가 정차할 예정이라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예금금리가 1~2%도 되지 않는 저금리 시대에 다른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곡지구 오피스텔'에 대해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투자를 고려할 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까지 마곡지구 입주가 이어지는 만큼 임대수익률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입지와 가격 등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