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과천, 분양권 전매 금지

앞으로 강남·송파·서초·강동 등 서울 강남4구와 경기 과천시에서 아파트 분양에 당첨될 경우 입주 전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이 지역들을 포함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신도시, 세종시, 해운대등 부산 5개구에서도 비(非)세대주, 다주택자는 1순위 청약 자격이 없어지며, 민영주택 당첨자의 재당첨이 제한된다.
국토교통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청약시장의 투기를 근절하고 실수요자 중심 시장 형성을 위한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신규 주택 청약시장 과열에 촛점을 맞춰 마련됐다. 따라서 과열 현상이 나타난 전국 37개 시·구만을 대상으로 청약 조정 대상지역(조정지역)으로 지정하고, 1순위 자격요건 강화, 재당첨제한 등 포괄적인 규제를 가했다. 시장 파급효과가 큰 전매제한 조치의 적용기간은 지역별 상황에 따라 차등화했다. 강남4구와 과천의 경우 민간과 공공택지 모두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전매가 제한된다. 이들 지역에선 사실상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셈이다.
반면 하남·고양·동탄2·남양주 등 수도권 신도시 민간택지분양은 종전 6개월에서 1년6개월로 1년만 제한기간이 연장됐다. 정부가 구두개입을 하면서 예고했던 ‘핀셋’형 규제를 구체화한 것이다. 강화된 전매제한기간 규정은 3일 입주자 모집공고 단지부터 바로 적용된다.
1순위 청약자 요건도 까다로워졌다.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와 그 세대에 속한 사람은 1순위 청약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또 세대주가 아닌 사람, 최근 5년 이내에 다른 주택 청약에 당첨된 기록이 있는 사람과 그 세대원도 마찬가지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높여 고가 분양가를 잡기 위해 정비사업에 대한 감시도 강화된다. 시공사·전문관리업체 등 모든 용역을 수의계약이 아닌 일반경쟁으로 선정해야 한다. 일정금액 이상의 용역은 조달청 민간전자조달시스템(누리장터)을 사용토록 했다. 금품·향응 수수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 도입되며, 8개 강남권 재건축 조합에 대해 합동단속반이 운영실태 점검에 나선다. 정부 차원에서 재건축 단지를 직접 점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조합원 입주권에 대해 규제는 나오지 않았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대책은 청약과열을 해소해 실수요자들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강남 재건축단지 매매는 기존 주택 거래여서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과열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보다 강력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 발표한 대책은 1단계 대책으로, 향후 상황을 모니터링해 필요하다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포함해 추가 대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한나 기자 / 정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