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진흥지역 일부가 해제돼 김해·화성 등지에서 대규모 뉴스테이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농업진흥지역 변경·해제안을 승인한 지난 6월 이후 사업 기대감도 부푼 상태다.
농식품부는 농업진흥구역 28㎢를 농업보호구역으로 변경했고, 57㎢는 아예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했다. 농업진흥지역 전체 면적은 지난해 기준 총 1만360㎢에 이른다. 농업진흥지역은 농지가 집단화돼 농업 목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는 농업진흥구역과 농업 용수 확보를 위한 농업보호구역으로 나뉜다. 농업진흥지역에선 농업 관련 시설이나 도로·철도·상하수도 등만 허용되지만, 해제지는 일정 규모의 건축 행위가 가능해진다. 정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농업진흥지역을 정비한 것은 2007년~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2007~2008년 당시 정부는 각 해마다 농업진흥지역 67.58㎢, 142.74㎢를 해제했다. 반면 최근 3년 간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된 면적은 연 5㎢ 수준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는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된 곳 가운데 김해 진례, 화성 능동지구 두 곳을 뉴스테이 촉진지구로 지정해 총 35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해진례 지구에는 2600가구, 화성능동 지구 9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맡는다. 농업진흥지역 해제가 반드시 개발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뉴스테이가 추진되는 김해진례와 화성능동을 합친 면적은 0.575㎢로 이번 해제 면적의 1% 수준이다.
일부 해제 대상지역에선 개발을 둘러싸고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일대 농업진흥지역 1.25㎢ 중 0.95㎢에서 해제가 추진되고 있지만 토지주와 영농법인은 대립 중이다.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업회사 ‘봉하마을’이 지난달 경남도청에 농업진흥지역 해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낸 김정호 봉하마을 대표는 “봉하마을은 친환경 생태농업단지로 조성된 데다 농어촌공사 등의 지원으로 115억원을 들여 양수장 시설, 농작업로를 정비하는 등 실질적인 경지정리가 돼 농업진흥지역 해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땅값 상승을 기대했던 대다수 지주는 “땅을 갖고 있지 않은 영농법인이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반대하는 것은 사유재산 침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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