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열기가 이어지면서 분양률 제고를 위한 건설사간 경쟁이 곳곳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벤치마킹'이 새로운 마케팅 툴로 자로잡고 있다.
1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 아파트에 외국의 유명 건축물이나 시설물을 단지 안으로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건축기술의 발전으로 건설사간 시공능력의 격차가 줄면서 기왕이면 특색있는 디자인이나 해외의 명소를 내 주거영역 안에서 누리며 대리만족을 하려는 주택 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번은 아니라도 상품마다 개성있는 디자인이나 특화 시설·디자인을 고민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가장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벤치마킹(Bench Marking)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벤치마킹은 기업들이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업체를 선정해서 상품이나 기술, 경영 방식을 배워 자사의 경영과 생산에 합법적으로 응용하는 것을 일컫는 경제용어다. 다른 기업의 장점을 배운 후 새로운 생산 방식을 재창조한다는 점에서 단순 모방과는 다르다.
실제 한라가 지난해 분양한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에는 서울대 이전에 따른 교육특화단지란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미국의 콜롬비아와 하버드 대학 교정 디자인으로 단지 안으로 고스란히 가져왔다. 적색 벽돌과 아치 형태 등을 단지 곳곳에 적용해 마치 미국 북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학이 모인 아이비리그(Ivy League)를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외관을 설계한 것이다.
아이비리그 외관 벤치마킹은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2차(2695가구)와 3차(1304가구) 모두 분양 시작 2개월 만에 완판하는 데 일등공신역할을 했다.
건축물뿐만 아니라 조경 등을 벤치마킹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시가 뉴욕 고가 철도를 공원으로 재생한 ‘하이 라인 파크(High line Park)’를 벤치마킹한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이 대표적이다. 최근 재건축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에 있는 '롯폰기힐스'를 벤치마킹할 계획인 것으로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통해 전해졌다.
또한 이탈리아베네치아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거리 컨셉을 도입한 송도국제신도시 커넬워크나 파리 샹젤리제 상점가를 벤치마킹한 광교신도시의 대형 스트리트 쇼핑몰 등은 이국적인 분위기로 이미 지역 안에서 명소로 자리잡았다.
추석 이후 분양시장에 해외의 유명 명소(시설물)를 적용한 단지가 적잖이 공급될 예정이다.
↑ 런던 하이드파크(Hyde Park)의 공원길 ‘파크레인’을 벤치마킹해 분양하는 ‘송도 동일하이빌 파크레인’ 조감도 [사진: 동일토건] |
이 단지는 전면에 송도테마파크(조성 예정)과 아암도 해상공원이, 옆에는 고급 주상복합단지, 단지 뒷편으로는 청량산과 봉재산이 있어 영국 런던의 파크레인과 비슷한 환경이 갖춰지게 된다.
같은달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마포구 신수1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하는 ‘신촌숲 아이파크’에는 유럽풍 조경과 정원이 조성될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추진 중인 ‘봉담 파라곤 2단지’에는 축구장 규모(약6만6800㎡)의 친환경 공원과 유럽형 중앙광장, 분수가 설치된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