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포주공3단지 분양보증 퇴짜 '일파만파'
↑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 보증을 거절하면서 분양 일정이 다음달 이후로 연기된 개포주공3단지 공사 현장. [이승환 기자] |
고삐 풀린 강남 재건축 단지 고분양가에 급제동이 걸린 만큼 하반기에 분양 대기 중인 단지들은 초비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인위적이고 자의적인 분양가 규제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국토교통부와 HUG 측은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한 고분양가 확산을 막기 위해 분양보증 신청을 반려한다며 분양과열을 이참에 잡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HUG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지난해 6월 2086만원에서 올 6월 3804만원으로 급등했다. 이번에 보증을 거부당한 개포주공3단지 예정분양가는 4319만원으로 최고치다. 최근 들어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등한 분양가는 인근 단지 시세까지 끌어올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들어 1.56% 뛰었다.
이 같은 상승률은 전국 평균(0.43%)과 서울 평균(0.69%)의 3배 안팎에 달하는 수치다. 압구정동과 개포동 등 강남 재건축 단지 매매가는 하룻밤 새 수천만 원씩 뛰었고 분양권에는 억대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특히 조합과 현대건설이 책정한 개포주공3단지 분양가는 3.3㎡당 평균 4319만원, 최고 4498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HUG 관계자는 "인근 단지보다 10% 이상 분양가가 높을 경우 분양보증을 불허할 수 있는 내부기준이 있다"며 "이 기준을 개포주공3단지에 처음 적용해 분양보증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분양가를 낮춰 다시 신청을 해야 분양보증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기준은 역시 10%다. 개포주공2단지 평균 분양가(3762만원)의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분양가를 정해 오라는 압박이다. 조합과 시공사는 적어도 3.3㎡당 200만원 이상 분양가를 낮춰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개포주공3단지는 강남 재건축 고분양 논란 중심에 있는 단지"라며 "이번 분양보증 거절이 상징적인 의미가 커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분양을 앞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정책 당국 의지를 확인한 만큼 분양가 책정에 비상이 걸렸다. 개포지구에서 1260가구 정도가 일반분양으로 나올 예정인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의 관계자는 "고분양가 후폭풍을 맞지나 않을지 노심초사"라며 "개포주공3단지는 일반분양이 69가구에 불과하지만 1단지는 1000가구 이상이 일반분양인데 분양가를 어떻게 정해야 적정한 수준일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내년 이후로 분양 일정이 잡히는 개포시영과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조합의 관계자들 역시 "단지의 특성상 산정되는 추가분담금 등을 감안하면 분양가를 무작정 내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이다.
오는 9월 분양 예정인 서초 잠원동 신반포5차(아크로리버뷰)는 한때 3.3㎡당 분양가가 4500만~5000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 조합 관계자는 "일반분양분이 41가구로 적지만 조합도 수익성을 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가격 조정이 가장 민감한 사항
9월 분양을 앞둔 신반포18·24차 재건축조합 관계자도 "아직 가격이라든지 구체적인 분양일정을 잡지 않은 상황이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무리 같은 동네라고 해도 단지마다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