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마린시티처럼 마리나 등이 복합 개발되는 전남 여수 웅천개발지구. /신수현 기자 |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이후 여수 부동산시장이 가장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서울에서 땅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요."
6월 17일 오전 KTX 여천역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달려 도착한 웅천택지개발지구. 평일 오전인데도 다음달 분양을 앞둔 여수 웅천 꿈에그린 홍보 차량이 이곳저곳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부동산업계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전남 여수시가 여수 웅천 거점 마리나항만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술렁이고 있다. 여수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개발 호재가 드물어 잠잠했던 여수 집값이 최근 상승세인 데다 분양시장도 활황세로 돌아서 부동산시장에 생기가 돌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순위 청약 마감이 거의 없었던 여수시에서 올해 4월 분양된 '여수 엑스포 시티프라디움'은 전 평형 1순위 마감됐다.
↑ 부산 마린시티처럼 마리나 등이 복합 개발되는 전남 여수 웅천개발지구. /사진 제공=한화건설 |
여수시는 1960년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여수 여천 일대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 국내 최대 석유화학 산업단지로 성장했다. 한화케미칼과 GS칼텍스, LG화학, 남해화학, 여천NCC,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신재생에너지 기업 200여 개가 입주해 있다.
여수 여천 일대가 국내 대표 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하면서 여수시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 여수시에는 개발 호재가 드물었다.
부동산업계에서 소외돼 있던 여수시가 재조명받게 된 것은 2012년 여수 엑스포부터다. 여수시 문수동 대정공인중개사사무소 정종준 공인중개사는 "엑스포 이전에는 여수시 발전 가능성이 낮다며 여수시를 떠나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엑스포 개최 전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여수에 놀러왔다가 여수 바다 조망에 반해서 '엑스포힐스테이트' '고소동 한신아파트' 등 바다 조망이 괜찮은 아파트를 매수한 관광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호남고속철도(호남선 KTX) 개통도 여수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호남선 KTX 개통으로 서울 용산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기존보다 30~40분 단축된 2시간50분대에 주파가 가능해지면서 여수시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했다.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해 여수를 찾은 관광객은 1300만명을 넘었다.
엑스포를 기점으로 활기를 찾기 시작한 여수 부동산시장은 마리나항만 개발사업까지 더해지면서 수십 년 만에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마리나항만 개발사업은 요트·보트 정박시설과 쇼핑·문화시설 등을 갖춘 지역 랜드마크이자 관광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는 제1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2010~2019년)을 수정하고 전국 9개 권역에 58곳의 마리나항만 예정 구역을 지정했다.
정부는 이들 마리나항만의 조종면허 취득자 수, 해수면 선박 소유자 수 등을 고려해 9400척의 수상레저선박(요트·보트 등)을 나눠 배치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마리나항만 예정 구역 중 여수 웅천, 부산 해운대, 안산 방아머리, 당진 왜목 등 4곳을 거점형 마리나항만 대상지로 선정해 우선 개발 중이다.
그 첫 출발로 여수 웅천은 이달 초 150선 정도 정박 가능한 여수 웅천요트마리나를 개장했다. 여수시는 웅천 마리나항만이 2020년 완공되면 이곳에 요트나 선박 300선가량이 계류할 수 있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수 웅천 일대가 부산 마린시티처럼 개발 중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마리나 개발은 관광객 유입 등에 따른 경제 효과뿐 아니라 인근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수/신수현 부동산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