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 강남구, 수서 개발 `충돌`

↑ 서울시가 계획하는 수서동 727 행복주택 조감도. [사진 제공 = 서울시]

서울시와 강남구가 수서동 임대주택 개발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수서역 인근 시유지에 오는 8월 행복주택을 착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강남구는 '대법원 제소'를 언급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7일 공영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서동 727 일대 3070㎡를 주거시설(41가구), 지역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공영주차장(69대)을 한 건물에 배치하는 '복합공공시설'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달 중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거쳐 8월에 착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7층 규모 건물을 지어 무주택 신혼부부(15가구)와 대학생·사회 초년생(26가구)에게 저렴한 가격에 행복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공영주차장으로 쓰이는 용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지상 1~2층에 91면 규모 주차장을 만들고 지역 주민과 함께 사용한다. 지상 3층에는 작은 도서관과 커뮤니티센터 등 편의시설을 만든다. 4~7층에는 행복주택을 당초 계획보다 3가구 줄인 41가구를 짓는다.
시는 공사 기간이 짧고 건설 비용이 저렴한 '모듈러 주택' 방식으로 행복주택을 건립할 예정이다. 모듈러 주택은 자재와 부품을 공업화해 조립·생산하는 주택이다.
강남구는 서울시 계획에 대해 용지가 수서역 사거리 도로 한가운데 있어 소음·분진 등에 노출돼 주거지역으로 부적합하다며 행복주택을 구룡마을 등 타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서동 용지에는 행복주택 대신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광장을 조성하거나 교통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양측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강남구는 이 용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해 고시했다.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에 건축을 비롯해 토지형질변경·토지분할 등이 3년간 제한된다.
시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후 직권해제할 계획이다. 임인구 서울시 임대주택과장은 "건너편 KTX 수서역사에 행복주택 용지의 몇 배에 달하는 광장이 현재 조성 중이라 강남구의 광장 설립은 중복 투자 염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구는 시가 시정명령과 직권해제에 나서면 대법원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수진 강남구 도시계획과장은 "주민 의견 청취와 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법령에 따라 정상 절차를 밟았다"며 "대법원 제소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