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큼 연초부터 시장 위축을 걱정하는 의견이 힘을 얻었던 해도 없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분양과 최다 거래까지 집중되며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지만 해가 바뀌면서 지방을 시작으로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예측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예상은 상반기가 절반 이상 지나간 지금 시점에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연초 잠시 주춤했던 집값 상승률도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지난해 청약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였던 부산과 대구에서 여전히 평균경쟁률 수백대1이 넘는 ‘대박’ 단지가 잇따라 출현해서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3월보다 0.02% 올라 전달의 보합세를 끝냈다. 1등 공신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다. 3.3㎡당 평균 3760만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계약 1주일만에 ‘완판’에 성공한 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 분양 성공으로 잠원동과 반포동 아파트까지 기대감이 확산된 결과다. 3월에 고작 0.01%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덕택에 지난달에는 무려 0.08%로 오름폭이 커졌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주째 상승곡선을 유지한 가운데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4월 마지막주 기준으로 전주보다 0.31%나 급등했다. 한주새 잠원동 한신2차 가격이 면적별로 최고 5000만원, 개포시영도 2000만원까지 뛰었을 정도다.
청약시장은 지난해처럼 수백대1 경쟁률을 기록한 흥행단지가 잇따라 나오면서 선전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한 ‘마린시티자이’가 평균 450대1로 올해 최고 경쟁률 자리를 꿰찼고 ‘창원 대원 꿈에그린’(143.5대1)과 대구 ‘e편한세상 대신’(129.4대1)까지 지방을 중심으로 흥행 잭팟이 이어졌다. 덕분에 올해 부산과 대구 평균 청약 경쟁률은 각각 53.7대1과 42.9대1로 청약과열조짐까지 불었던 작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본격적인 봄 성수기인 3~4월 전국에 분양한 아파트 총 97곳 가운데 전 가구가 1순위에 마감된 단지는 42곳으로 절반에 못 미친다.
공급자 입장인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주택경기도 시들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이번달 전국 주택사업환경지수(HBSI)는 4월 대비 5.9포인트 떨어진 92.4로 네달만에 하락했다. 100을 밑돈 것은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자산가들 우려처럼 지방 주택경기 침체를 감지해서인데, 실제로 이미 울산과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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