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동산 전문 조사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둘째주 이후 줄곧 하락세다. 지난주에는 설 연휴로 부동산114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지난주에도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 시세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한다. 개포주공 단지들과 은마아파트, 대치동 개포우성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 매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 전체 시세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9억9900만~10억원에 매매됐던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8억8000만원에 딱 1건만 거래됐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개포주공 다른 단지들에 비해 1단지가 재건축 속도가 느려 매수수요 유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개포주공4단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난해 11월 4단지 전용 42㎡가 7억6700만~7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1월에는 7억2400만원까지 고꾸라졌다. 전용 50㎡도 지난해 11월에는 9억원에 거래됐지만 올 1월에는 8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매달 10건 이상씩 매매되던 4단지는 거래량도 급감해 지난달에는 딱 3건만 매매가 성사됐다.
4단지 부근 공인중개사는 "매매 호가는 올랐지만 실거래가격은 하락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원하는 가격이 달라 거래가 뜸하다"고 전했다.
대치동 개포우성1차도 가격이 하락세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전용 127㎡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18억5000만원이었으나 2월 현재 18억원으로 5000만원가량 추락했다. 전용 84㎡ 평균 매매가격도 지난해 12월 13억6500만원에서 이달 1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수년간 은마아파트 재건축의 발목을 잡아왔던 단지 내 폭 15m 도로 폐지안이 지난해 9월 조건부로 통과되면서 상승세였던 은마아파트도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8월 평균 매매가격이 10억9750만원에서 같은 해 12월 11억2250만원까지 올랐던 전용 84㎡는 이달 11억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를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을 이끈 주범으로 꼽는다. 또 지난해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뛰면서 잠시 일시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도 발생하는 등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물론 강남 재건축이 완전히 꺾였다는 우려는 속단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신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