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불패’ 공식?…요즘은 입지와 가격이 ‘변수’

‘대마불사 VS 속빈 강정’
대림산업이 용인 남사지구에 분양하는 대림 이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6800가구 초매머드급 대단지가 29일부터 청약 접수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분양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분양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부동산114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청약 경쟁률 상위 10위 안에 든 1000가구 이상 단지 중 대형 건설사로는 대림산업 정도가 이름을 올렸다. 의외로 브랜드 프리미엄이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히려 입지와 가격이 분양 성적표 희비를 갈랐다.
경기도의 광교중흥S클래스(1782가구, 38.86대1)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어 경북의 경산삼도뷰엔빌W(1054가구, 9.42대1), 경남의 김해센텀큐시티(1267가구, 9.12대 1), 세종2-1생활권 한신휴플러스·제일풍경채(1380가구, 8.96대1) 그리고 e편한세상 수지(1092가구, 8.30대1) 등이 순위를 이었다.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흥행 참패를 기록한 단지도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월산사랑으로부영1차의 경우 1994가구 모집에 0.001대1에 불과했다. 전남의 여수웅천사랑으로부영2차(1075가구)는 0.10대 1에 그쳤다. 충남의 북천안자이에뜨(1330가구, 0.28대1), 인천의 연수서해그랑블(1026가구, 0.99대1), 충남의 청당메이루즈(1103가구, 1.02대1) 등도 저조했다.
대형사가 짓는 단지로 하위 10위 안에 포함된 것은 롯데건설의 운정롯데캐슬파크타운2차(1146가구, 1.23대1)와 신동탄SK뷰파크2차(1188가구, 1.27대1)이었다.
이에 대해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단지는 인근 지역의 랜드마크 구실을 하기 때문에 투자수요가 몰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저렴한 분양가와 분양가 대비 입지상 장점을 보는 실수요자들의 평가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다”며 “같은 단지라도 중소형 면적에 청약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인 경우에는 대단지 초기 청약 경쟁률은 다소 저조하더라도 현장에서 분양후 1년 이내 계약률이 90%를 넘으면 분양 완판으로 본다.
‘용인역북지구 우미린센트럴파크’ 분양 담당자는 “지난 4월 접수 당시 청약경쟁률이1.18대1로 높지는 않있지만 반년 새 실 계약률은 92%”라며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인기 지역 대단지는 계약 마감에 평균 3개월 정도가 걸리고 실수요자 위주인 지역은 6개월 정도 걸리면 선방한 것으로 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남은 4분기 동안 건설사들이 ‘자체사업’으로 짓는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들이 연이어 시장에 나온다.
롯데건설은 강원도 원주기업도시 10블록에서 지구 내 첫 분양단지인 ‘원주 롯데캐슬 더 퍼스트’(1243가구)를 이 달 분양한다. 현대산업개발도 같은 달 ‘김포 한강 아이파크(총 1230가구)’와 ‘김포 사우 아이파크(총 1300가구)’ 등 2개 단지를 동시분양한다.
‘밀어내기’ 분양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건설사로서는 이른 바 ‘될만한 부지’를 사들인 후 시행·시공·분양을 모두 맡는 자체사업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을 때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자체사업인 경우 건설사들이 더 공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입지라도 브랜드 상관없이 성적이 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주상복합 분양전이 일었던 광교신도시에선 중흥건설의 자체사업이었던 광교 중흥S클래스가 지난 8월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앞선 7월에 대형사인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광교더샵’은 30.38대 1(598가구, 1만8165명)에 그쳤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