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서울 사당동이 새 아파트촌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사당동은 지하철 4·7호선 이수역을 놓고 서쪽에 위치한다. 동쪽은 서초구 방배동이다. 서초와 매우 가깝지만 마땅한 아파트가 유독 적은데다 주중엔 샐러리맨들의 출퇴근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낙후된 이미지 때문에 좋게 말해 ‘강남의 서자(庶子)’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새 아파트 공급에 시동이 걸리자 신흥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 1990년대에 추진됐다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흐지브지됐던 개발 사업이 재개되는 등 부동산 호재가 사당동의 주택 시장에서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사당동에서 지난 2010년 분양된 ‘두산위브(451가구)’ 등 이후 5년만에 새 아파트 공급이 재개된다. 사당동에서만 3000가구에 육박한 새 아파트 가운데 이달부터 내년까지 21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첫 스타트는 사당1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가 끊는다. 사당2·3구역도 최근 사업 속도가 부쩍 빨라졌다. 사당2구역은 지난달 이주를 마치고 롯데건설이 내년 상반기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사당3구역은 지난달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선정했다. 정비예정구역인 사당4·5구역도 내년엔 재건축 밑그림이 나올 전망이다.
저·중층 아파트를 허물고 짓는 것과 달리 ‘단독주택 재건축’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 아파트에 비하면 조합원이 적어 일반분양 물량이 많다.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과 정부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시행령 개정으로 단독주택 재건축이 소규모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대체돼 희소가치도 생겼다. 2~3년 후면 저층의 낡은 단독주택지가 20층 이상의 고층 브랜드 아파트로 드라마틱하게 바뀔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20여년만의 굵직한 개발 사업이 가시화됐다. 강남과 강북의 관문에 위치한 사당동의 사통팔달 교통 여건이 더욱 개선된다. 숙원사업인 장재터널(일명 정보사터널)굴착 공사가 오는 27일 드디어 착공에 들어간다. 정보사부지 관통 터널 530m를 포함해 총 1280m 길이의 도로가 새로 뚫리면 서초역과 내방역 사이에 끊겨 있는 서초대로가 연결돼 강남 테헤란로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오는 2018년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찌글찌글한 지하철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 일대에는 합정역 메세나폴리스와 같은 대형 상업시설을 넣은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면 서울의 새로운 교통·문화·상업 거점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서울시의 교통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2년부터 2027년까지 2호선 신림~사당~강남~선릉 등을 잇는 남부구간에 일반 지하철보다 속도가 2~3배 빠른 대심도 급행철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9호선 같은 ‘골든라인’이 생기는 셈이다.
관건은 분양가다. 사당1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말 주민총회를 열고 3.3㎡당 평균 분양가를 205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관리처분총회(1850만원)보다 200만원 가량 올린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도 등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광역버스가 지나는 교통의 요지여서 세를 준다면 공실 걱정은 거의 없다”며 “‘준강남’이라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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