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시장의 패러다임이 시공사가 금융사를 끼고 공사 자금 대출까지 조달해오는 '시공자 금융' 중심으로 바뀌고 있지만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여기에서 뒤처지고 있다.
리스크 부담을 이유로 시공자 금융을 꺼리는 국내 금융사들의 몸사리기 탓에 수주조차 못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 등 해외 은행들과 손잡고 공사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연간 500억달러의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이 열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대부분의 일거리가 시공자 금융 방식으로 발주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강한 일본과 유럽 경쟁사에 치여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시공자 금융 공사 수주는 말 그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2년 10억7300만달러였던 수주 실적은 2013년 109억달러로 '반짝' 늘었지만 지난해 69억400만달러로 1년 새 36%나 줄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8억9100만달러에 그쳤는데, 이런 추세라면 올해 실적은 지난해의 30% 수준까지 급감할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시장에 나오는 대부분의 해외건설 먹거리는 이 같은 시공자 금융 방식으로 발주된다는 것이다. 시공자 금융은 일반적으로 정부 재원이 취약해 자체적으로 사업을 꾸릴 능력이 없는 개발도상국들이 이용한다. 하지만 최근 저유가 기조가 계속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