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평균 경쟁률 379대1에, 최고 1106대1을 보인 '광안더샵'과 작년 말 평균 146.2대1을 나타낸 '래미안장전'에 이어 부산 분양 시장의 열기를 방증하는 기록이다.
요즘 지방 주택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부산, 대구, 광주 중에서도 부산의 청약 열기는 두드러진다.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최근 3년간 전국 지역별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부산이 14.7대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10.7대1)와 광주(10.5대1)는 물론 서울(5.2대1) 경기도(3.3대1)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분위기가 부동산 시장 급등기였던 2006~2007년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부산 청약 시장이 이처럼 뜨거운 이유는 거가대교 개통 등 교통망 확충에 따른 실수요자 유입과 더불어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 수요가 많아서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정관신도시·양산신도시 등 인근 신도시 물량은 많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산 도심지에 새 아파트 공급은 비교적 적었던 터라 실수요자들이 청약 전부터 기회를 벼르며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수도권(1년)과는 달리 지방은 1순위 자격 조건이 6개월로 짧은 데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다 보니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분양가가 조금만 저렴해도 분양권 전매로 2000만~3000만원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형성돼 있다"며 "일반분양 물량의 70~80%가 6개월 안에 손바뀜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제2 수도인 부산의 변신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초고층 빌딩도 가장 많다. 50층 이상 빌딩은 해운대구에만 25개로 서울(15개)을 제쳤다. 영화 '국제시장' 열풍이 보여주듯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오르면서 부산국제영화제 등 작년에 열린 국제회의·전시회만 1000건에 달했다. 매년 1만여 명씩 감소하던 인구가 지난해 2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일종의 광역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창원 김해 울산 거제 등 인근에서 생활 인프라가 좋은 부산으로 사람이 이동하는 '빨대 효과'가 새 아파트 청약으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묻지 마'식 청약 열풍이 계속되면서 부산 시장의 과열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분양가가 작년과 달리 올랐는데도 일단 청약하고 보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막상 입주 시점이 도래하면 시장 거품 붕괴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