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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동자동 민간임대주택리츠 1호 오피스텔 현장. [김재훈 기자] |
2013년 말 쌍용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주인을 잃게 될 위기에 처했던 이 오피스텔은 ‘트윈시티남산타워’라는 이름으로 작년 새로운 주인을 찾아 입주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막바지 공사 현장의 인부들만큼이나 인근 공인 중개사들도 바쁘게 눈치작전을 시작했다. 2월 말은 돼야 가계약이라도 시작할 수 있지만 도심 역세권 오피스텔을 구하려는 젊은 직장인이 하나둘씩 시세와 편의시설 등을 물어오기 때문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29층 대형 피트니스 시설에 이어 여성 전용 층도 생길 거라는 소리가 들리자 원하는 층수를 미리 구하고 싶은 사람들이 벌써 기웃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오피스텔 운영자는 ‘KB동자민간임대위탁관리리츠’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KB부동산신탁이 임대 관리를 맡고 있다. 시행사인 동자PFV(PFV·Project Financing Vehicle)는 기존 시행사와 쌍용건설이 만든 회사다. 주택기금과 민간자본이 출자한 리츠가 이 PFV가 개발한 부동산을 사들였다. 작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민간 자본이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민간임대주택리츠 1호로 통한다.
예비 세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대목은 임차료를 포함한 계약 조건이다. 지하 6층~지상 30층 1개동·전용면적 21.5~29.7㎡에 총 567실로 구성된 이 오피스텔의 예상 임대료가 낮지는 않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입지가 좋고 레지던스급 편의시설을 갖췄기 때문에 월 임대료(관리비 제외)가 전용면적별로 70만~110만원 선으로 잡힐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임대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정부 취지가 반영돼 보증금은 1000만원으로 고정되고 임대료 상승률은 연 5%로 제한된다. 또한 주택사업자인 시행자와 임대관리업자가 분리돼 건물 관리가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일반 오피스텔과 달리 KB동자민간임대위탁관리리츠의 책임 하에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이 건물을 위탁관리한다.
임대업자 측에서 민간임대리츠는 매력적인 사업일까. KB동자민간임대위탁관리리츠의 경우 총 1140억원의 사업 자금 중 대출금과 자본금은 각각 570억원이다. 자본금 중 342억원은 주택기금이 댔고 홍콩계 부동산 사모펀드인 거캐피털파트너스(Gaw Capital Partners)가 228억원을 끌어왔다.
거캐피털은 정부가 민간임대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택사업과 임대관리업 연계를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을 활용해 대한주택보증공사의 보증하에 이자율 3~4%대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조종래 KB부동산신탁부장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아 국토교통부에 먼저 사업을 제안했다”면서도 “주택기금 소유인 우선주의 기준 수익률은 4% 선이고 보통주는 오피스텔 관리 비용 등으로 단기에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분양 전환이 가능한 5년 후의 시세 차익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민간임대리츠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KB부동산신탁은 인천 도화 4구역에서 인천도시공사와 ‘누구나집’ 아파트 준공공임대사업도 진행 중이다.
정부의 중산층 주거 혁신 방안의 일부로 민간임대리츠가 본격적으로 시작 단계에 들어섰지만 보완할 점도 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장은 “중개업과 건설업, 부동산 및 리츠 등 유관 산업과 융합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유인 구조를 다듬어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형 임대사업 전문가인 김민수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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