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 일대. <매경 DB> |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중소형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소형 타입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뚜렷해서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총 48만6921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 40만6745가구보다 8만176가구 늘었다. 이 기간 85㎡를 넘는 아파트 거래량은 6만7859가구에서 9만2635가구로 고작 2만4776가구 늘어나는 데 그쳤다. 둘을 비교하면 중소형 거래량 증가분이 중대형의 3.2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 같은 중소 아파트 인기가 시작된 것은 2~3년 전부터지만 올해처럼 매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중소 규모 아파트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수요자가 몰린 것은 61~85㎡로 23만4308가구가 손바뀜돼 전체 거래량의 40.4%를 차지했다. 20만9933가구(36.2%)를 기록한 41~60㎡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작은 아파트에 수요자 관심이 쏠린 것은 최근 부동산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재편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전세금 상승으로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를 넘자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실수요자가 늘어났다”며 “이들이 선택하는 게 중소형이다 보니 거래량이 급격히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가격 오름폭이 중대형보다 큰 것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가격은 이달 초 기준으로 작년 대비 3.58% 올랐다. 같은 기간 60~85㎡는 2.76%, 85㎡ 초과는 1.63% 상승했다. 수요가 꾸준하고 손바뀜이 중대형보다 쉽다는 점 덕분에 면적이 작을수록 값이 더 많이 뛴 것이다.
중소형의 약진은 청약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공급된 ‘경희궁자이’는 이 일대 2~4블록에 최소 33㎡, 최대 138㎡까지 8가지 주택형을 선보였는데 이중 33·37·45㎡ 면적이 공급된 4블록이 최고 3.0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해 전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됐다.
GS건설 관계자는 “101㎡와 116㎡ 등 중대형이 포함된 2·3블록은 3순위에서 청약이 끝난 것과 달리 일종의 틈새 가구로 선보인 4블록 소형 주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평균 146.2대1로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금정구 ‘래미안장전’은 일반분양 1
김은진 팀장은 “중대형에 비해 가격 상승률이 높고 환금성도 뛰어난 중소형의 장점이 최근 들어 전보다 더욱 부각되는 만큼 85㎡ 이하의 ‘불패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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