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능력있는 부모를 두지 않고서는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대출 받아 전세를 살며 빚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경실련 관계자)
맞벌이 신혼가구나 사회초년생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전문대이상 맞벌이 신혼가구의 평균 실질소득을 월 425만원으로 봤을 때, 2억 8000만원의 서울 중간 수준 아파트를 구하려면 28.5년이 걸렸다.
28일 경실련이 통계청, 고용노동부, 국민은행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들이 전세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서울은 28.5년, 수도권은 21.1년이 소요됐다. 2009년에 비해 각각 약 11년(서울기준)이 늘어난 것이다.
↑ [자료 경실련]
또한 같은 기간 사회초년생인 초대졸이상 남자(30~34세)의 월 실질임금은 197만원에서 228만원으로 16% 증가에 그쳐 역시나 전세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들의 소득이 점차 증가해도 소득보다 전세보증금 상승속도가 더욱 가파르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나 대출 없이 전세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처럼 과도하게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들은 임대시장조차 진입하기 어렵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집값은 물론 전세가격 역시 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또한 서민의 안정적인 주거 보급을 위해서는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도입과, 계약 갱신 시
과도한 인상률을 제한하고, 2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아파트위주의 임대주택 공급정책에서 벗어나 도심의 기존 다가구다세대 주택 매입과 미분양 공동주택의 원가매입을 통한 값싼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할 것”이라며 “주거보조비 지급도 확대해 최소한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부동산거품을 제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