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9·1대책 이후 호가가 무섭게 뛰고 있는 영등포구 일대 모습 |
영등포구 일대가 9·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에 따른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목동발(發) 낙수효과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월까지 7억원 후반에서 8억원 초반에 거래되던 ‘당산 삼성래미안’ 전용 115㎡은 최근 8억4000만원에 사겠다는 매수인이 나타났지만 집주인이 거절할 정도로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전용 97㎡은 6억9900만원에 거래되던 게 이달 7억2500만원에 팔려 3개월 만에 무려 2500만원이 올랐다. 전용 84㎡ 역시 호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이미 이 일대는 매도자 우위시장이 형성됐다.
당산동에서 재건축 진행이 한창인 ‘상아아파트’의 전용 45㎡와 58㎡도 최근 한 달 새 2000만~3000만원 가량 매매가가 올랐다. 전용 84㎡는 최근 5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지난 7월 대비 5000만원 상승했다.
문래동도 상황은 비슷해 영등포구 문래3가 ‘문래자이’는 최근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용 127㎡의 경우 3000만원 가량 오른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다.
문래동 인근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아직 이쪽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래자이 인근 ‘문래 힐스테이트’도 호가가 많이 오른 상태다. 전용 84㎡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사이의 물건은 동난 지 오래고, 현재 6억원대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거래는 아직까지 저조한 상황이다.
영등포구 일대가 이처럼 빠르게 침체기를 벗어나는 이유는 목동 발 낙수효과 외에도 지난 2000년대 들어 활발하게 진행된 여러 개발사업을 발판삼아 과거 공장밀집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과거 영등포동과 문래동 일대는 방림방적과 경성방직 같은 대형 섬유공장이 밀집해 있었다. 대선제분와 OB맥주, 크라운맥주도 공장군락 형성에 한몫했다. 이 때문에 영등포는 주거선호도가 떨어지는 대표지역으로 손꼽혀왔다.
공장 이미지 벗고 ‘고품격 주상복합타운’으로 비상
2000년대 즈음해 영등포는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와 복합쇼핑몰 등이 차례로 들어서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문래동3가 일대 방림방적 부지(23만3571㎡)에는 총 1300여 가구 규모의 ‘문래 자이’ 아파트가 들어섰다. 또 2009년 영등포동 경성방직 부지(37만㎡)에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가 조성됐다.
특히 타임스퀘어는 막대한 양의 유동인구 때문에 올해까지 4년 연속 서울에서 가장 많은 교통유발부담금을 지불하는 건물로 이름을 올리며, 서울 서남부지역개발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이외에도 하이트맥주 공장부지에는 총 2400여 가구 규모의 ‘영등포 푸르지오’가, 인근 신도림동 연탄공장 부지에는 복합몰 ‘디큐브시티’가 들어서 최첨단 주상복합타운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개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작년 9월 강남·광화문·영등포를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 포함된 ‘2030 서울플랜’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2030 서울플랜에 따르면 기존의 도심(광화문 일대)은 세계적 역사문화 중심지로 육성함과 동시에, 이미 도심의 중추지역으로 성장한 강남이나 영등포·여의도는 각각 ‘국제금융중심지’와 ‘국제업무중심지’의 기능을 분담하게 된다.
특히 영등포는 오는 2018년 완공 예정인 신안산선 1단계 사업의 여의도역도 개통과 부도심개발계획, 대형 복합건물 신축(청과시장 부지) 등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어 향후 발전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9.1대책 훈풍 타고 ‘고품격 아파트’ 공급 시작
대림산업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7가 145-8일대에 ‘아크로타워 스퀘어’ 1221가구를 10월 중 분양한다.
↑ 이달 분양에 들어가는 ‘아크로타워 스퀘어’ 상가시설 모습 [사진 대림산업] |
특히 신규 공급이 뜸했던 영등포동에서 13년여 만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으로 인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29~35층, 총 7개동으로 조성되며, 총 1221가구 중 655가구가 일반분양물량(전용 59~142㎡, 11가지 타입)이다.
손병희 대림산업 소장은 “지난 9.1부동산대책 이후 이 현장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여의도와 목동 재건축 아파트에 사는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기존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인근 영등포의 새 아파트로 이주하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 =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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