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모를 서울의 전셋값 상승에 서울 전세민들이 경기권 지역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양주시의 한 아파트 모습. |
전셋가 상승세가 무섭다. 전국 전세가율은 이미 67.7%(국민은행 부동산시세 2014년 2월 기준)를 넘어섰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 평균 전세가율은 전국 평균에 5% 못미치는 62.7%를 기록 중이다. 성북구(69.8%)의 경우 70%를 육박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전셋가 상승에 등골이 휜 세입자들은 "전세 유지냐 매매로 갈아타는냐" 문제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최근 서울과 지척인 경기권 아파트들은 서울 전세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 전셋값이면 경기권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2014년 3월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3㎡ 당 957만원이다. 반면 경기권 아파트 매매가는 3.3㎡ 당 867만원 수준으로, 서울 전셋값보다 경기권 매매가가 더 낮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권 아파트는 호황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경기 양주시다. 현재 경기 양주시의 아파트 평균 전셋가는 3.3㎡ 당 537만원이다.
양주시 덕정동의 T 공인중개소장은 “서울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양주 새 아파트 매매값이랑 비슷해서 그런지 요즘 서울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덕정동 경우 지하철 1호선이 서울과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자료를 보면 양주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12년 2028건에서 2013년 2456건으로 21% 증가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대폭 줄었다. 2013년 1월 양주시 미분양 물량은 239건에서 2013년 11월 131건으로 하락하며, 절반이 줄었다.
서울 수요자들이 양주시로 몰리는 데는 서울로의 이동 편리성이 한 몫 한다.
지난 주 서울 종로3가에서 양주 덕정역까지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이동해본 결과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만약 급행열차를 이용했다면 30~40분이면 도착할만한 거리다. 이렇다 보니 서울에 직장을 둔 수요자들이 비싼 서울 집값을 피해 양주로 몰리고 있다,
덕정역 S 공인중개소를 방문한 최모씨는 “회사가 동대문에 있어 양주에서 지하철로 이동해도 40~50분이면 도달한다”며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은평구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이랑 비슷하기도 하고 서울 집값도 너무 높아 월급쟁이 신세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양주 내 아파트를 알아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양주시로 수요자들이 몰리자 투자자들도 덩달아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분양 받고 있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가 시행되면서 아파트 투자자들의 세금부담이 줄어들고 양주시로 전세나 월세를 알아보는 수요자들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덕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양주 수요자들과 서울 수요자들이 전세 물량 문의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런 기회를 틈타 전세나 월세 등의 임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양주시 새 아파트 분양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개업소의 말을 증명이라도 해주는 듯 현재 4월 입주를 앞두고 양주 덕정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양주 덕정역 서희 스타힐스 모델하우스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를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단지는 평균 분양가 700만원 대라는 저렴한 가격과 지하철 1호선 덕정역이 바로 앞에 있다는 강점으로 서울과 양주 수요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 때문에 양주 덕정역 서희스타힐스는 이미 전용면적 59~74㎡는 계약이 끝나고 전용면적 84㎡ 주택형의 한에 특별공급을 하고 있다.
모델하우스 방문객 중에는 서울에서 작은 평형대를 살다가 양주에서 좀더 큰 평형대로 갈아타기 하려는 이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한모씨는 “서울에서 20평대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는데 아이들도 자라면서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갈 생각으로 방문했다”며 “서울 오고가는길도 편리하고 서울에서 20평대 전세보증금으로 여기서 30평대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양주 =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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