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보스포루스 제3대교`의 주탑. [사진 제공=현대건설] |
시내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쯤 달려가니 바다 위로 우뚝 솟은 콘크리트 주탑(主塔) 2개가 장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세 번째 다리인 '보스포루스 제3대교' 건설현장이다.
지난해 6월 말 착공에 들어간 주탑은 현재 3분의 2가량 올라간 상태로 오는 8월이면 높이 322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탑이 된다. 63빌딩(249m)보다 73m나 더 높다. 주탑 바로 밑에서 올려다보니 목을 완전히 뒤로 젖혀야 끝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까마득하다.
주탑의 한쪽은 유럽, 다른 한쪽은 아시아로 내년 11월 다리가 완공되면 유라시아 대륙을 차량은 물론 열차도 횡단할 수 있게 된다. 일본~한국~중국~인도~터키를 잇는 14만㎞에 이르는 '아시안 하이웨이'의 완결판인 셈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역사적인 공사를 맡은 곳은 현대건설과 SK건설이다. 보스포루스 제3대교의 전체 길이는 2164m, 실제 교량 부분인 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주경간장)는 1408m에 달한다. 사장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길고, 현수교 기준으로는 세계 4위에 해당한다. 교량 상판은 폭 60m, 길이 1408m로 국제 규격 축구장 11개를 만들 수 있는 면적이다.
현대건설과 SK건설은 지난해 6억9740만달러(약 8000억원)에 제3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공동 수주했다. 전 세계적인 건설경기 침체 속에 리스크는 줄이면서 두 회사의 핵심역량 측면에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이 정도 길이 다리의 공사기간은 통상 5년 정도지만 현대건설은 29개월 만에 지을 예정이다. 첨단 기술과 전문인력의 완벽한 조화로 공사기간을 대폭 줄인다는 전략이다.
이번 공사에는 2012년 현대건설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울산대교에 적용한 '초장대 케이블 가설 신공법'이 사용된다. 이와 함께 한국인 150명을 포함한 1300여 명
현대건설의 교량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장소장 나영묵 현대건설 상무는 "세계 초장대교량 시장이 2030년에는 5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중동 중남미 등에서 유럽ㆍ일본 건설업체와 진검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이스탄불 = 고재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