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업무지구에 들어선 이들 건축물은 범상치 않은 외모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는다.
그런 탓에 저 건물이 과연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인지 등의 의문이 절로 든다. 하지만 이 같은 주거형 오피스텔은 이미 내가 사는 공간, 내가 근무하는 일터 주변에 적지 않다.
이는 주거트렌드 변화에 따른 것이다. 기존에는 ‘효율성’이 최고의 덕목이었던 주택보다는, ‘차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업무용 또는 주거용 고층빌딩에만 디자인을 가미해 왔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데다 남과 다른 ‘차별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택 역시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 시대를 맞았다.
게다가 주택시장의 디자인 경쟁은 최근 들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유명 디자이너나 건축가들을 초빙해 그들의 독특한 예술관을 주택에 접목시킨 단지들이 속속 공급되는데다, 주택공급 업체도 이를 적극 활용해 마케팅 판촉에 열을 올린다.
실제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 같은 ‘부띠크모나코’와 ‘에스트레뉴’는 유명 건축가 조민석 씨 작품이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과 서울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주상복합인 ‘갤러리아 포레’, 부산의 스카이라인을 한 축을 담당하는 ‘해운대 아이파크’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차별화된 디자인 설계로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 설계를 거쳐 작품으로 변신한 아파트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디자인 경쟁은 초고층 주상복합에서 일반 아파트까지 점차 확산되는 추이”라고 말했다.
↑ [꽃잎과 나뭇잎을 모티브로 한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의 야경 모습] |
이곳은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을 원스톱으로 이용 가능한 도심 복합단지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정면에는 이철희 작가의 조각 작품을 배치해 조형디자인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GS건설이 마포구 합정균형발전촉진지구 1구역에 공급한 ‘메세나폴리스’도 독특한 외관의 서북부 대표 초고층 복합단지로 자리잡았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명소인 ‘라데팡스’를 모델로 해 일본 롯본기 힐스, 미국 벨라지오 등 세계적인 건축물을 설계한 Jerde社가 직접 디자인 한 ‘협곡형 스트리트 몰’까지 갖췄다.
부산 해운대 랜드마크 단지인 ‘해운대 아이파크’는 해운대 파도의 역동적인 힘과 부산의 상징인 동백꽃잎의 우아함을 전체 디자인에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프리덤타워’의 설계자인 유명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가 설계했다.
현대엠코가 지은 경남 진주시에 프라하를 옮겨놓은 듯한 아파트 ‘엠코타운 더 프라하’는 유럽의 예술도시인 프라하를 모티브로 해 단지 곳곳에서 까를교, 바츨라 광장 등 프라하의 대표적 건축물을 재현한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아치형태의 유럽식 옹벽과 고성을 연상케하는 근린상가는 중세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게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예술 아파트 공급이 주택업계 전반에 미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디자인에 공을 들인 만큼 공급가격 역시 높다는 것이다.
실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의 현재 3.3㎡당 평균분양가는 1700~2300만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원분양가(3.3㎡ 당 2200~3500만 원대)보다 할인한 금액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메세나폴리스‘ 역시 평균 분양가는
하지만 외관을 차별화한 주택의 경우 분양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건설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건설경기 침체 때 배운 학습효과라면 결코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