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상왕십리동 일대 왕십리뉴타운2구역은 그동안 분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분양가 할인 등 특단의 조치로 계약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2월 입주를 앞두고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드나 했더니 최근 새로운 걸림돌이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선 상가가 문제였다. 왕십리뉴타운2구역 상가는 지상 1~2층 1개동 규모로 연면적은 2만5506㎡, 길이 약 280m의 스트리트형 상가다. 총 208개 점포로 구성됐고, 이 중 일반분양분은 173개다.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왕십리뉴타운2구역 상가 분양률은 현재 10%를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상가 분양'이 재개발 사업의 발목을 잡는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가 사업 자체의 추진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분담금을 상승시키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어 조합원 물량 등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상가는 아파트 입주 이후 정상화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왕십리뉴타운의 경우 2월 이후 분양률이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상가가 워낙 커 미분양으로 발생하는 금융 비용이 만만치 않아 조합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초 왕십리뉴타운2구역 조합은 상가 미분양을 이유로 비례율(개발이익률)을 25%가량 낮추고 추가 분담금을 높이려고 했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변경안이 통과됐을 경우 입주를 두 달 앞둔 시점에 추가 분담금이 높아져 예기치 못했던 수천만 원의 비용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울시 시범뉴타운인 왕십리뉴타운에서 상가 분양이 문제가 되자 후속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주택은 중소형을 늘리거나 분양가를 할인하는 방식으로 탈출구를 찾을 수 있지만 상가는 크게 손쓸 방법이 많지 않다"며 "불황기 재개발 단지에 투자하려는 사람이라면 주택만 볼 게 아니라 상가 분양률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