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아파트의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놓고 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은지 20년이 넘은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해달라고 하고있고 정부는 반대하는 입장인데요.
선한빛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선 기자 안녕하십니까.
【 기자 】
네 안녕하십니까.
【 질문1 】
1기 신도시 주민들이 요구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정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갈등을 낳고 있다고 하는데 무엇이 논란인거죠?
【 대답1 】
분당과 일산, 평촌 등 1990년대 초반에 들어선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이제 지어진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들이라 곳곳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주차공간도 턱없이 부족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집에 물이 새는 곳도 많아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지역 주민의 말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형욱 / 1기 신도시 리모델링연합회장
- "신도시 아파트가 오래되서 주차시설, 전기시설, 엘리베이터시설 모든 부대시설, 배관시설 모든게 열악하죠. 열악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살고있는 상황입니다. "
그래서 1기 신도시 주민들은 리모델링을 원하고 있는데, 특별히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현행법상 불법으로 돼있다는 것인데요.
주민들은 다음주 중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필요성 등을 담은 의견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 질문2 】
수직증축 리모델링이란 것은 무엇이죠? 그리고 신도시 주민들은 왜 수직증축을 해야한다고 하는거죠?
【 대답2 】
말 그대로 위로 건물을 더 올린다는 뜻인데요.
예를들어 현재 10층인 아파트에 3개 층을 더 올려 13층 짜리로 만드는 식입니다.
그럼 아파트 한 동당 수십 채의 집이 더 생기게 되고 이걸 일반분양으로 돌릴 수 있게 됩니다.
일반분양을 하면 수익금이 발생하죠.
아파트 전체가 리모델링을 하게되면 각 세대별로 수천에서 수억 원의 분담금을 부담해야하는데 일반 분양으로 수익이 생기면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분담금 부담이 낮아지면 조합원들은 리모델링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질문3 】
수직증축이 불법이지만 이미 수직증축을 한 아파트가 있죠? 이게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가요?
【 대답3 】
서울 한강변에 위치한 밤섬예가 아파트인데요.
지은지 22년만인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는데 기존 10층에서 12층으로 두 층을 올렸습니다.
1층은 주차장으로 2층은 주민편의공간인 필로티 공간으로 두고 두 층을 올렸습니다.
집도 쾌적해지고 집값도 오르고 주민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주민의 말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정동원 / 밤섬예가 리모델링조합장
- "일단 새집이 됐고 쾌적한 집이 돼서 전세대가 다 좋아하고 1층 2층 분들은 한강 조망이 안됐었는데 조망이 되고 방음벽때문에 채광이 안됐었는데 채광이 되니깐 서로들 좋아하시죠. "
하지만 지금은 밤섬예가와 같이 두 층을 올리는 수직증축은 불가능합니다.
현행법에는 1층을 필로티 공간으로 만들었을 경우 한 층만 더 올릴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밤섬예가의 경우엔 법이 개정되기 전에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직증축 상태로 완공이 된것입니다.
【 질문4 】
수직증축에 성공한 예도 있고 이걸 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정부는 왜 반대하고 있는거죠?
【 대답4 】
국토부가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 문제때문입니다.
수직증축을 하면 수직 하중을 많이 받게 되는데 여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가 어렵고 정밀 시공에 한계가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사는 주거공간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것이 당연하죠.
실제로 땅의 상태, 아파트 구조물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수직증축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현재 우리나라 기술로 어떤 조건에서든 3개 층 정도 증축하는것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직증축 제한을 쉽게 풀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안전도 안전이지만 그보다는 리모델링 대상이 되는 아파트들로 수요가 몰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게 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질문5 】
차기 정권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까요?
【 대답5 】
아파트가 지은지 20년 30년이 되는 것을 그냥 방치해두긴 힘듭니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 전체가 슬럼화될 경우에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의 노후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재건축이든 리모델링이든 대책을 마련해야할 시점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1기 신도시들의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수직증축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던 만큼 규제를 풀기위한 시도들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전문제 그리고 부동산 시장 과열 문제 등이 암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