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세 인하 소급 요구 '봇물'

다음달부터 주택 거래세가 인하하기로 하면서 이것을 소급 적용해 달라는 민원인들의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이버시위까지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됩니다.
보도에 엄성섭 기자입니다.


한국납세자연맹 홈페이지입니다.

취득세와 등록세 등 거래세 인하 서명 코너에는 소급적용을 주장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사정은 재정경제부 홈페이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의 건설회사에는 거래세 인하 적용을 받기 위해 입주를 늦춰달라는 민원전화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계약자들이거나 갓 입주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불만을 갖는 이유는 같은 아파트에 입주하면서도 분양잔금을 좀 빨리 낸 사람은 현재의 거래세를 적용받아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반면, 분양대금을 아직 내지 않은 사람은 인하된 거래세를 적용받기 때문입니다.

법적용 시점에 따라 채 한 달도 안되는 사이 몇 백 만원에서 많게는 몇 천 만원까지 상대적으로 손해를 봐야하는 것입니다.

납세자 연맹이나 세무전문가들은 신규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잔금을 내야 하는 경우 연체금을 내더라도 다음달 초 까지 잔금처리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법 개정 전에 잔금을 납부하거나 입주를 해버리면 취득세와 등록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분양가 3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취득ㆍ등록세가 현재 1320만원에서 앞으로 660만원으로 절반이 떨어지는 반면 분양가의 20%인 잔금 6000만원 전부를 한 달간 연체해 이자율 12%를 적용해도 60만원 선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또 법 개정 전에 취득세를 냈더라도 등록세 납부는 법 공포 이후로 미루면 등록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 김종필 세무사
- "등기는 잔금 지급일로부터 60일 안에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아직 등기를 하지 않았다면 등기를 법 시행 이후로 늦추는 게 유리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거래세의 환급 여부는 감사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할 사항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거래세 인하를 소급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갈등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