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감독 폭로한 '안나' 사태, 쿠팡 사과 없이 '답보'

↑ '안나' 공식 포스터. 사진｜쿠팡플레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의 일방적 편집에 따른 작품 훼손에 대해 '안나' 이주영 감독이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양측의 갈등 양상에서 이렇다 할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안나' 사태를 둘러싼 양측의 서로 다른 공식입장이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떨까.
'안나'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주영 감독은 11일 공개된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쿠팡플레이 측의 사과는 없었다"면서 "감정적인 단계는 다 끝났고 냉정하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스태프들의 의견을 수렴해 어떻게든 끝까지 가보려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 감독은 지난 2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담당변호사 송영훈)를 통해 쿠팡플레이가 자신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안나'를 당초 8부작에서 6부작으로 축소 편집해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입장문에서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감독인 자신의 동의를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 '안나' 재편집을 강행했다며 그 과정을 시기를 들어 자세히 설명했다. 이 감독은 재편집 된 '안나'에 대해서는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됐다"고 했으며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그조차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은 "쿠팡플레이의 '안나'에 대한 일방적인 편집은 국내 영상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로서, 저작인격권의 하나인 감독의 동일성유지권 및 성명표시권을 침해해 이주영 감독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행위이자, 한국영상산업의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위하여 재발방지가 시급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 및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쿠팡플레이 측은 "'안나'의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 일선 현장의 이주영 감독과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왔지만 감독의 편집 방향은 당초 쿠팡플레이, 감독, 제작사(컨텐츠맵) 간에 상호 협의된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 제작사의 동의를 얻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다"고 반박했다.
쿠팡플레이가 선보인 '안나'는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6월 24일부터 공개돼 주연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8월 중 이주영 감독이 쿠팡플레이 측에 최종본으로 넘긴 8부작 감독판이 공개될 예정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