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호' 김태리가 송중기, 진선규, 유해진과의 호흡에 대해 떠올렸다. 제공|넷플릭스 |
(인터뷰①에 이어) 배경은 우주라는 끝없는 공간이지만 실제 그들에게 주어진 공간은 승리호라는 다소 제한된 공간이었던 만큼, 스토리상으로뿐 아니라 실제 촬영에서도 동료 배우들과의 합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김태리를 포함해 유해진 진선규 송중기는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보여주며 '승리호'를 승리로 이끌었다.
'승리호'에서 열연한 각 배우들은 김태리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유)해진 선배님은 영화 '1987'에 이어 두번째로 같이 작업했어요. '1987'을 했을 때도 느꼈는데 '승리호'를 하며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극중 유해진이 표현한) 업동이는 로봇이라는 콘셉트였는데, 사람이 아닌 이 캐릭터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오롯이 해진선배님의 몫이었죠. 저는 쓰여진 캐릭터대로 움직인 반면, 해진선배님은 업동이가 어떤 캐릭터가 될 지 직접 만들었어요. 선배님이 '장르를 벗어나자'고 하셨는데 가장 장르적으로 움직이기도 하셨죠. 특히 준비를 진짜 많이 해오셨는데, 선배님의 애드리브가 업동이 대사 된게 많아요."
송중기, 진선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송)중기 오빠, (진)선규 선배와도 호흡이 좋았다. 두 사람 다 처음 만났는데 선규 오빠는 연극을 오래 해서 그런지 몸 쓰는 액션을 정말 잘한다. 보여줄 동작은 잘 보여주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또 "중기 오빠는 저랑 나이차가 많지 않은데 정말 어른같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게 어디서 올까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화합하고 조화롭게 어울리고 사람들을 아우르는 그런 모습이었다"면서 "제가 장선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중기오빠야 말로 선장에 어울리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승리호'의 진짜 선장, 조성희 감독에 대해서는 "수줍은 고집쟁이 천재"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김태리는 "감독이 오케이를 너무 쉽게 하신다. 물론 감독님 머리 속에 다 있지만, 저는 의심이 가는 거다. 충분해서인지, 이 정도면 됐어인지 고민했다"며 말을 이었다.
"감독님께 여쭤보면 다 좋다고 하세요. 저는 좀 더 이끌어주셨으면 했는데. 허허벌판에 놓인 느낌이 있었고, 고군분투했죠.(웃음)"
↑ 배우 김태리가 '승리호' 이후 선보이게 될 또 다른 모습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제공|넷플릭스 |
"'아가씨'를 찍고 나서는 정말 부담이 없었어요. 왜냐면, 저는 제가 잘 못 할 것을 알고 있고, 다음에 만날 작품도 사실 저만의 힘이 아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부담이 별로 없었는데, '1987', '리틀 포레스트'를 하면서 내가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 지에 대한 고민이 점점 커졌어요. 그런데 '승리호' 땐 외부적인 (흥행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더라고요. '아니 왜 나를 캐스팅 하셨지' 하면서, 부담이 많이 됐는데, 넷플릭스로 갔으니 관객수는 알 수 없게 됐네요(웃음)."
김태리는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부담들보다는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내적으로, 시나리오 안에서 내가 어떤 걸 잘 할 수 있을지나 고민하자는 생각"이라며 "지금 다가오는 것을 열심히 해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차기작 역시 공교롭게도 SF 영화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이라는 SF 장르 영화로 또 한 번 스크린 나들이를 앞둔 김태리는 "새로운 장르가 한국 영화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두 개의 작품에 출연한다는 게 감개무량하고 행복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너무 감사한 지점이에요. 진심으로 이건 그냥,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 배우를 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크고, 기쁠 따름입니다. '외계인' 안에서도 내 얼굴이 스크린에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하고 기대돼요."
스스로는 '운빨' 캐스팅이라며 겸손해했지만 많은 이들이 일찌감치 김태리의 향(香)에 매료된 상황. 다양한 장르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네? 제 매력이요? 음....편안함 하하. 솔직함... 그런 꾸미지 않는, 그런 마인드? 창피하니까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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