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가 전세계 관객들과 만난다.
오늘(17일) 국내 개봉한 홍 감독의 영화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감희가 처음 만난 사람은 이혼한 영순(서영화).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져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지만 오랜만에 집으로 찾아온 감희 때문에 술도 많이 마시고 (채식주의를 지향하지만) 고기도 많이 먹는다. 따뜻한 배려로 시종일관 감희를 대접하지만 3층은 집안의 가장 더러운 공간이라며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감희는 이에 비밀이 뭐냐고 물으며, “언니는 나를 믿지 못한다”고 말한다.
다음 만남은 수영(송선미). 옛날에 감희와 좀 까불고 놀았던 언니인데 필라테스 선생을 해 큰돈을 저축했고, 그 돈으로 재미있는 동네로 이사를 왔다. 모든 게 순조로운 듯 하지만 결국엔 속내를 다 털어놓는다. 감희는 피곤해하는 수영에게 “재미있게 사는 것 같다. 나는 언니를 믿는다. 잘 할 거다”며 응원한다.
마지막은 여정은 영화 관람이다. 감희는 그곳에서 우연히 옛 친구 우진(김새벽)과 그의 남편과 마주친다. 유명해진 자기 남편이 위선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내미가 떨어지고 있는 우진은 감희에게 과거의 잘못을 사과한다. 감희는 괜찮다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고, 괜히 그런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이자 옛 남자였던 그와 마주하자 그 찰나의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어버린다. “말 좀 그만하시는 게 좋겠다”며 돌직구를 날린다.
오는 9월 30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태국, 러시아, 벨라루스, 대만,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의 개봉까지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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