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용범 연출은 "유준상 같은 배우가 있기에 창작뮤지컬이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며 깊은 신뢰와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인터뷰①에서 이어) 왕용범(46) 연출과 배우 유준상(51)은 2009년 ‘삼총사’ 초연을 위해 처음 뭉쳤고,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잭더리퍼’ ‘프랑켄슈타인’ ‘벤허’ 그리고 ‘영웅본색’까지 함께하며 여전한 의리를 과시하고 있다.
왕용범 연출은 창작뮤지컬 초연을 준비할 때 항상 가장 먼저 유준상을 캐스팅한다. 이번 ‘영웅본색’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준상은 창작뮤지컬의 부흥을 위해 두 팔을 걷고 앞장서는 인물이기 때문.
왕용범 연출은 “창작뮤지컬은 리스크가 크다. 처음부터 좋은 환경에서 올리기 어렵고 투자를 받기도 어렵다. 유명 배우일수록 다 차려진 밥상에 올라서 자신이 빛나는 작품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유준상은 다르다.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에 창작뮤지컬 출연을 기꺼이 한다. 유준상 같은 사람이 있기에 ‘영웅본색’ 같은 창작뮤지컬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이라며 유준상에 대한 깊은 고마움을 드러냈다.
왕용범 연출에게 유준상은 창작뮤지컬을 만듦에 있어서 없어선 안 될 사람이 됐다. 왕 연출은 “거의 20년 전에 유준상을 처음 보고 함께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삼총사’ 초연 때 아토스 역을 제안했다. ‘잭더리퍼’를 한창 공연하고 있을 때 ‘프랑켄슈타인’에 캐스팅했고, ‘프랑켄슈타인’을 공연할 때 ‘벤허’에 출연해달라고 했다. 함께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유준상이다. 유준상은 ‘영웅본색’의 의리, 우정, 사랑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돈 때문이 아니라 명분으로 무대에 선다. 유준상이 바로 ‘뮤지컬계의 자호’가 가닐까 싶다”면서 “30년 후에 유준상 선배님 팔순 잔치를 할 때 예술의 전당에 물 받고 배 하나 띄워서 ‘노인과 바다’를 올리기로 약속했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 왕용범 연출이 준비중인 신작 `단테의 신곡` 역시 유준상과 함께할 것이라고 하자, 유준상도 "준비가 돼 있다"고 호응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왕 연출은 “작품을 한 번 쓰는게 아니라 수십 번 쓴다. 아직은 ‘단테의 신곡’을 올릴만한 환경이 준비가 안됐다. 지옥을 구현하는 문제가 남았다”면서 “물론 그 작품도 유준상이랑 같이 할거다. 이번엔 지옥이다. 같이 내려가자”고 말했다. 유준상 역시 “물론 준비가 돼 있다”고 응수했다.
유준상은 “창작 뮤지컬은 홍보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무대에 서면 너무 재밌는 작품인데 어떻게든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삼총사’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를 모은 것도 바로 왕용범 연출이다. ‘엄유민법’이라는 반백의 아이돌을 만든 게 바로 왕용범 연출이다. 이 연출가는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며 왕 연출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연출과 배우의 신뢰 속에 만들어진 뮤지컬 ‘영웅본색(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은 홍콩 누아르의 시초이자 정점으로 꼽히는 동명의 영화 1편과 2편을 각색한 작품으로, 의리와 배신이 충돌하는 홍콩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송자호, 송자걸, 마크라는 세 인물의 서사를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아냈다.
송자호 역에 유준상, 임태경
뮤지컬 ‘영웅본색’은 지난해 12월 막을 올려 오는 3월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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