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훈 감독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성과에 감탄하는 동시에 후배 감독으로 느끼는 부담도 털어놨다.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인터뷰①에 이어)김용훈(39)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새롭게 써낸 경이로운 기록에 대해 “그저 존경스럽다. 울컥하더라.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후배들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대단한 선배들의 뒤를)어떻게 따라가야 하나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을 필사하며 영화 공부를 했다”는 김용훈 감독은 “아카데미 자체가 워낙 보수적인 시상식이라 감독상과 작품상은 예상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각본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 각본상 수상까지는 기대해봤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계 모든 종사자들이 봉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을 보면서 굉장히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을 거다. 나 또한 앞서 로테르담 영화제에 참석해 느꼈지만 전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더군다나 '기생충'은 오롯이 한국 영화이지 않나. 모든 영화인들에게 자부심과 기대감, 도전의식을 강하게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의미 부여 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국 감독들은 덩달아 부담도 느낄 거다. 이제 관객 눈높이의 기준은 '기생충'이 될 것이고 그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만족을 주기 위해 감독과 배우들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어떤 작품이라도 '제2의 기생충'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마련이기 때문에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어깨가 무거워졌음을 드러냈다.
↑ 김용훈 감독은 기대주로 꼽히는데 대해 민망해 하며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이것 역시 너무 부담된다”며 고개를 숙이는 김 감독. 그는 “우리 영화 제작사의 마케팅인지 모르겠지만 가당치 않다"며 ”나는 아직 초급 단계의 연출자인데 높은 기대치로 인해 우리 영화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일각의 칭찬들은 내게 너무 크고 벅찬 타이틀"이라고 연신 손사래를 쳤다.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부터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제 영화의 교본이 '살인의 추억'과 '마더'였고요.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필사를 하면서 영화와 시나리오 공부를 했어요. 연출자로서도 훌륭하고 완벽하지만 시나리오 작가로서도 정말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분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를 쓰지?' 싶을 정도로 놀라움의 연속이니까요. 지문을 쓰는 특성, 대사, 단어 등 모든 게 대단하죠. 일부라도 체득하려고 작품을 꾸준히 필사했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고요. 내 시나리오와 비교하면서 한숨을 쉴 때도 많아요. 봉 감독은 천재예요.”
김 감독은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봉 감독과 만날 기회가 생겨 인사를 나눴단다. 김 감독은 “'기생충' 흑백판이 상영된 것을 계기로 뵐 수 있었는데 한국 신인 감독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차원에서 다같이 불러 밥을 사주셨다”면서 “우리 작품이 호평을 받은 것도 그때 봉 감독의 기운을 많이 받아서이지 않을까?"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가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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