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 작품의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사진=쇼박스 |
‘남산의 부장들’은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의 내용을 기반으로 10.26 사태를 다루고 있다. 우민호 감독은 자극적인 장면들을 덧입혀 극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남산의 부장들’을 객관적인 시선을 볼 수 있도록 ‘역사적 사실’을 훼손하지 않되 인물들의 심리를 겹겹이 해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바로 세웠다.
“제가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역사적 사실을) 느끼셨으면 했다.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호기심이 일었고, 현대사와 과거사의 변곡점 같은 사건이지 않나. 인간간의 감정, 관계 이런 것으로부터 10.26 사태가 발생되지지 않았나 싶다. 특별한 감정이라기보다 존중, 배신, 충성, 모멸, 자존심, 집착, 시기, 질투 등 이런 것들의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면서 서로를 불신하게 되는 모습을 그렸다. 권력이라는 게 한 국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이다. 개인이라면 조직에서의 권력, 가족에서의 권력, 친구에서의 권력 있지 않나. 그런 보편적인 감정들을 다루고 싶었다. 특별한 정치적 대의나 거시적인 그림으로 조명하는 게 아니라 10. 26 사태 안에 있던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를 파악하려고 조명하려고 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이 됐지만 인물들의 이름을 보면 실존 인물과 다르게 설정했다. 이에 우민호 감독은 “창작의 자유를 보장 받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 작품의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사진=쇼박스 |
“제 창작의 자유를 보장 받고 싶었다. 실제 사건에서 (소재를) 가져왔고, 사건은 드러나 있지만 그 인물들의 내면은 드러나지 않다. 원작을 통해 추측은 가능하지만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부담감이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우 감독은 김규평(이병헌 분)과 박용각(곽도원 분)의 관계 역시 사실과 다르게 설정했다. 인물의 내면을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우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극중 김규평과 박용각 친구인데 실제로는 선후배 사이다. 바꾼 이유는 두 부장이 한 인물처럼 보이길 바랐다. 1인자한테 쓰임을 당하다 버리는 2인자의 운명을 그리고 싶었고, 실제 촬영도 두 사람의 모습을 데칼코마니처럼 찍었다. 두 인물을 친구사이로 설정하면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실제와 비슷하게 그린 점은 어떤 게 있었을까. 그는 바로 박 대통령의 특징을 꼽았다.
↑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 작품의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사진=쇼박스 |
"박 대통령의 용인술은 유명하다. 18년의 시간동안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지킬 수 있는 건 용인술이 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절대 2인자를 키우지 않았다. 2인자들을 충성 경쟁을 시킨거다. 자신의 마음을 2인자에게 주지 않는다. 말년에 경호실장과 중앙정보부장을 중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니까 10.26 사태가 발발된 게 아닌가 싶다. 용인술에 뛰어났고 냉철한 분이 마지막 순간에는 흔들렸을 것 같기도 하다. 직감적으로 (자신이 내려와야 한다는 걸) 뭔가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18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피곤했겠다싶고,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위태로움이 느꼈을 것 같다.“
인물의 심리로 서사가 진행되는 만큼 우 감독은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 촬영했다. 특히 1979년대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의상부터 앵글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인물에 집중해서 찍으려고 했다. 시대의 공기를 제대로 살리고 싶었다. 시대의 색깔을. 촬영할 때 미술, 의상 색들을 컨트롤 하면서 찍었다. 70년대의 레트로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